이같은 김정일 위원장의 언급에 대해, 중국은 적극적으로 해석했으나 미국과 일본은 당초 북한 입장과 비교해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탕자위안의 방북시점과 결부 돼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북한의 추가핵실험 여부에 대해 김 위원장은 "현시점에서 실시할 계획은 없다. 다만, 미국이 계속 압력을 가한다면 우리로서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탕자쉬안 특사의 방북에 동행했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관계국에 설명한 내용이다.
6자회담과 관련해서는 "9.19 공동성명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복귀할 의사도 있다"면서 특히 "금융 제재를 완벽히 해결하지 않으면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도 아니고, 제재(해재)에 관련해 일정한 보증이 있으면 나간다"고 말해, 미국의 '성의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 제재가 회담 복귀의 최대 장애물"이라며 "지금은 아직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강조, 미측이 요구하는 무조건적인 6자회담 복귀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또 미국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미국은 작년 9.19 공동성명에 찬성하면서, 금융 제재를 발동했다. 성명을 준수할 생각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비핵화와 관련,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는 고(故)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내가 목표로 하는 곳"이라며 "우리는 미국과의 평화 공존을 바라고 있다. 북미 양국의 평화 공존이 실현되면, 우리에게 핵무기는 필요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입장과 관련, 탕자위안 특사는 "북한은 지금, 어려운 상황에 있다.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도 제재 결의를 채택했다. 유엔 가맹국은 이행 의무가 있어, 중국도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탕자쉬안 특사는 또 미국이 북한의 핵무장에 맞서 일본과 한국에 핵우산 보장을 거듭 확인하고 있는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현지시각 23일 공화당 소속 리처드 루가 상원의원이 북-미간 직접대화를 촉구한 것과 관련, 미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엄격한 의미의 북과의 직접협상은 (94년에) 이미 시도됐고 불행하게도 실패했다"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6자회담 틀 내에서 양자대화가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하는 등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해 유엔안보리와 6자회담 내 5개국이 연합해 북한의 행동변화를 위해 압력을 가하는 국면이라며, 북한이 이를 거부하고 부정적인 행동을 지속할 경우 제재를 통해 북한체제에 불편함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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