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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9.19성명과 대북 제재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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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9.21  1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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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9.19공동성명이 발표된 지 1년이 되는 19일. 일본과 호주가 대북 추가제재에 나서고 미국도 추가적인 제재를 언급함으로써 9.19공동성명의 장래가 밝아 보이지 않는다.

19일 오전 일본 각료회의는 '북한 관련 15개 단체와 개인 1명'을 대상으로 금융제재안을 의결했고, 호주 역시 비슷하게 '12개 기업과 개인 1명'을 대상으로 금융제재를 발표했다.

미국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미국은 현재 유엔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지 검토중"이라며 "다른 국가들도 유엔 결의안 이행을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9.19공동성명이 발표될 때 마카오 BDA(방코델타아시아)은행을 북한의 불법 자금세탁처로 지목하고 심지어 회담장 안에서 이루어진 종결발언에서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가 선핵포기 주장은 물론 북한의 불법행위와 인권문제를 거론했던 것을 상기하면 이같은 일련의 '제재'의 흐름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미국은 6자회담에서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9.19공동성명에 합의했지만 실제로는 당시부터 대북 제재를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관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들어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호주 등이 연이어 대북 제재에 나서고 있는 근거는 7월 유엔안보리 결의 1695호에 의거한 것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1695호 결의는 지난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현지시간)과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발사 시간에 맞춰 실시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조치의 일환이라는 것 역시 공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유엔안보리 결의 1695호에 근거한 대북 제재와 그 이전부터 BDA 문제를 시작으로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는 과연 정당한 것인가?

주권국가의 미사일 발사는 고유의 권한으로 타국에 직접적 위해를 가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없다. 실제로 한국이나 미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들이 통상적인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만 미국과 일본이 나서서 유엔안보리의 제재 결의를 채택한 것은 지극히 형평성에 어긋나는 힘의 논리에 불과하다. 실제로 미국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대한 대대적인 침공에 나서 숱한 포화를 퍼부은데 대해 유엔에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려하자 이를 거부했다. 한마디로 미국의 입맛대로 유엔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문제삼은 북한의 위폐문제 역시 전 세계적인 문제로 굳이 북한만을 대상으로 9개월이 넘도록 명백한 조사결과조차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물론 북한이 됐건, 미국이 됐건 또는 중국이 됐건 위조지폐를 제조하거나 유통시키는 것은 불법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가 전세계 위폐 유통 실태를 조사해 2003년 3월 의회에 제출한 '해외에서 미국 위폐의 제조와 이용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더라도 라틴아메리카와 컬럼비아, 불가리아, 중국 등이 주요한 위폐 제조국으로 명기된 데 반해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다.

그나마 한국과 중국이 추가적인 대북 제재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형국이지만 이미 유엔안보리 결의에 합의한 터라 그 명분이나 강도가 약할 수밖에 없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두고도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한 이유도 이같은 어정쩡한 한국측의 입장 때문이다. 유엔 결의에 따른 제재와 '포괄적 접근 방안'은 별개라는 알쏭달쏭한 말로는 어느 쪽도 납득시키기 어려운 것이다.

또한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내 우리은행에 계좌개설을 요청한 북한측의 요구를 거부한 것도 너무 좌고우면하는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북한도 '협조해주고 싶어도 협조해주기 힘든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국제적 질서 속에서 보편적 기준의 준수를 요구하는 중국이나 한국의 목소리를 수용함으로써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는 대북 제재에 편승함으로써 남북협력의 기조를 흐트러트릴 것이 아니라 이럴 때일수록 남북협력을 강화하고 '현실 국제정치'를 고려하면서도 미국에게 사리를 분명히 따져 대북 적대시 정책을 교정하도록 쐐기를 박아야 할 것이다.

난산 끝에 탄생한 옥동자인 9.19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해서는 상식을 벗어난 미국과 일본의 대북압박정책과 제재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는 국제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힘의 법칙만이 적용되는 듯 보이는 국제정치의 정글에서 남과 북이 살아남고 한반도의 평화를 우리의 손으로 달성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남북의 당국자와 7천만 민족이 절실히 깨닫고 실천에 나서야 할 때이다.

9.19공동성명 발표 1주년을 씁쓸히 맞는 지금 깊은 성찰과 대안 모색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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