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시작된 `재일본 대한민국민단(민단)`과 `재일본 조선인총련합회(총련)` 동포들 간의 교류.협력이 다방면에 걸쳐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정작 남북한 당국 간의 교류가 소강국면을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단과 총련의 교류가 계속되고 있어 주목된다.

민단과 총련 동포들은 이달 3일부터 사흘간 열린 `히로시마(廣島) 플라워 페스티벌`에 공동으로 참가해 `6.15 공동선언 지지 히로시마 원 코리아 행진단`이란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행진을 했다.

조선신보는 공동행진의 목적이 `6.15 공동선언을 적극 지지 환영하며 총련과 민단이 하나가 되어 조국통일을 위한 공동 행동을 취한다`는 취지 아래 진행됐다는 점을 들어 하나의 조선, 즉 통일조국을 과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단과 총련 동포들 사이에서는 새해 들어 민단과 남한 해외동포모국방문후원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모국방문 사업과 한덕수 총련 의장 사망(2.21)을 둘러싸고 갈등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지난 2월 총련 관계자들은 민단 도쿄(東京)본부를 방문, 모국방문사업 중단을 촉구했고 3월에는 한 의장 사망에 대한 민단의 추도담화에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소한 마찰 속에서도 이번 `히로시마 플라워  페스티벌`에 양측이 공동으로 참여한 것을 비롯해 지난 3월 오사카(大阪)에서도 총련.민단 동포 3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통일기원 행사를 여는 등 양측간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효고(兵庫)현의 민단과 총련 동포들이 공동으로 노력한 `무연금 외국인 고령자 및 장애자에 대한 복지급부금(福祉給付金) 증액 공동요구`가 지난달 초 열매를 맺어 효고현으로부터 `급부금 2배 인상 결정`을 이끌어 냈다.

이러한 교류.협력은 총련과 민단이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이후 지속적으로 친선을 도모해 온 결과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6.15 공동선언`이 채택된 지난해 6월 15일 김재숙 민단 단장이 총련에 조건없는 대화.교류를 제의한 데 이어 총련 관계자들이 민단 중앙본부를 방문해 또 다른 협력을 제의함으로써 화해.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지난해 9월 효고현에서 민단과 총련 산하 단체가 참여한 최초의 상설협의회인 `효고 코리아 청년학생협의회`가 발족됐는가 하면 두 달 뒤인 11월 초에는 `제5회 히가시오사카(東大阪) 국제교류 페스티벌`에 참가한 민단.총련 동포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시가행진을 했다.

또 지난해 12월 31일 교토(京都)에서 열린 `원 코리아 카운트다운 21` 행사에 공동으로 참석한 민단.총련 동포들이 21세기의 첫 태양을 맞이했다.

친선 도모 차원의 교류,협력 외에 남북한을 대상으로 한 민단.총련 동포들의 경제협력 움직임도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4, 5월 민단 동포인 MK그룹의 유봉식 회장이 평양을 방문해 △전력 △지하자원 △관광 등 3개 분야에 대한 투자를 요청받고 현재 가능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해 10월에는 재일 한국상공회의소 연합회 홍채식 회장 등 5명이 조선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초청으로 방북해 평양.남포 등지의 공장을 돌아봤다.

`6.15 공동선언` 이행 차원에서 화해와 친선을 도모하고 이를 경제협력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는 총련과 민단의 교류.협력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 1주년을 앞두고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연합뉴스 심규석기자 200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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