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 한민국” 땅 동두천시에서 지난 15일 만취한 미군병사 4명이 시민들에게 행패를 부렸을 뿐 아니라 택시를 훔치고 시민을 매단 채 달아나다가 경찰에 붙잡힌 사건이 일어났다.
그러나 경찰은 그들의 신병을 미군헌병에게 넘겨줘야 했다. 이제 그들을 어떻게 처리하는가는 미군당국이 알아서 할 일이지 “대 - 한민국”의 법이 상관할 바가 못 되는 것이다.
야구나 축구 등 국제적 운동경기가 벌어질 때마다 한국에서는 온 국민이 “대 - 한민국”을 외치며 뜨겁게 달아오른다. 그리고 “대 - 한미국”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그 국민된 기쁨을 만끽한다.
그러나 그 “대 - 한민국”의 법의 권위가 제 땅에 와있는 외국군에게는 미치지 못한다는 현실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이다. 간혹 분노를 느끼다가도 곧 식어들고 만다. 수평적 한미관계를 내걸고 대권을 잡은 노무현 대통령도 한두 번 큰 소리는 쳤지만 만성적 대미 예속관계의 개선에 별로 실적을 못 올리고 있다.
군대란 한 나라의 주먹이다. 그러므로 외국군대를 끌어들인다는 것은 남의 주먹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은 외침을 당했을 때가 아니면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외침의 경우에도 그것을 물리친 후에는 곧 내보내야 하는 것이 외국군대이다. 안 그러면 두고두고 골치 아픈 화근으로 남는다.
먼 옛날은 그만두고 비교적 가까운 예로 1882년 임오군란 때 민씨 일파 집권세력은 사태수습을 위해 4500명의 청국군대를 불러들였다. 청국군대는 난리 틈에 권자에 복귀한 대원군을 중국으로 납치해가고 난을 수습했으며 그 덕에 민씨 일파는 권세를 되찾았다. 그러나 한번 들어 온 청국군은 쉽게 물러가지 않았으며 “조선은 원래 중국의 속방”이라고 공언하면서 내정과 외교에 사사건건 간섭하며 안하무인의 행패를 자행했다.
또 1894년 동학농민군의 맹위에 놀란 조선왕조는 다시 청국군대 3000명을 불러들였다. 이렇게 되자 일본도 7000명의 군대를 인천에 상륙시켰다. 전국이 혼란에 빠진 것은 물론 청일 양국 군대가 서로 대치하여 사태가 날로 험악해졌다. 조정에서는 뒤늦게 청일 양국군의 철수를 요구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우리 땅에서 청일 양국 간에 전쟁이 붙이지면서 망국의 날을 재촉하게 되었던 것이다.
1950년 6월 북한군의 남침 때 이승만 대통령이 불러들인 주한미군은 55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다. 그동안 군사적으로는 물론 외교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한국은 미국의 속국이나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 상세를 이 짧은 글에 다 담을 수는 없지만 가장 최근의 두 가지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은 근래에 주한미군을 북한군 남침을 막기 위한 소위 붙박이군대가 아니라 동북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기동성 타격군으로 재편하려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한국은 평택에 새 미군기지를 지어주게 돼있다.
이에 대해 반전평화 운동권에서는 동족을 겨냥할 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지역까지 작전범위를 확대한 외국군의 영구주둔계획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해당지역 주민들은 국방부가 추진하는 350만평에 달하는 강제토지수용에 완강히 저항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 3월 25일부터 31까지 7일간 실시된 한미연합전시증원(RSOI) 및 독수리(FE)라는 긴 이름의 한미합동군사연습은 표면상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제 6일 날의 훈련이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계획인 작계5027-04에 따라 실시된 것임이 밝혀졌다.
그날 현장에서는 평화통일운동단체 회원들이 북침연습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시위를 했는데 국방부는 이들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한다. 남북이 화해해야 한다면서 북한을 없애버리려는 미국과 합동군사훈련을 한다는 것은 매우 모순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임오군란이나 동학농민전쟁은 내란이나 내전이 분명했다. 외침이 아닌 내란이나 내전을 자력으로 수습하지 못하고 외국군대를 끌어들이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6.25전쟁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란 나라가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처 들어 갔으니 대한민국의 견지에서 외침을 당한 것이며 따라서 외국군의 지원요청은 정당하다는 이론이 성립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 대한민국은 헌법상 한반도 전체를 그 영토로 규정하고 있었으며 북한정부의 합법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었음으로 북한남침을 막기 위한 외국군 지원요청은 내전에 외국군을 끌어들인 경우가 된다는 논리도 성립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는 후세의 사람들이래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아무튼 반세기 이상 외국군대를 상전으로 국내에 모셔놓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불쾌한 일임에 틀림없다.


아니가 그것을 지지하는 세력을 국민들은 선거로서 정확히 판단해야 하는데
아직 국민들의 아직 거기까지 오지 못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