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관음사 관음보살좌상. 고려 석조미술의 걸작이다.
[사진 - 중앙박물관]

북한의 국보급 문화재들이 오는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남측에서 전시된다.

 

▶서포항출토 뼈피리.
[사진 - 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은 북한의 조선중앙력사박물관(관장 김송현)과 남북 박물관 간의 첫 번째 교류 사업으로 금년 6월「북한 문화재 특별전(가칭)」을 개최하기로 지난 24일 개성 접촉에서 합의하였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에는 북한이 자랑하는 민족사 전시기를 포괄하는 국보급 문화재 90여점이 출품될 예정으로, 종래 고구려 등 특정 시대와 관련한 전시들이 개최된 적은 있었으나 이처럼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북한 문화재 전시회가 개최되기는 처음이다.

전시 예정 문화재 중에는 먼저, 한반도에서 가장 연대가 올라가는 구석기와 청동기인「상원 검은모루 출토 구석기」와「신암리 출토 청동칼」,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악기(樂器)인 「서포항 출토 뼈피리」, 고구려의 중요한 금석문인 「고구려 평양성 석각」등의 고고 역사품들이 있다.

미술품으로서는 1993년 개성 태조 왕건릉에서 출토된 「고려 태조 왕건 청동상」을 비롯하여,「발해 치미」,「신계사 향완」,「불일사 오층 석탑 출토 금동탑」,「관음사 관음보살좌상」등의 건축과 불교 공예품들이 엄선되었으며, 「심사정 화조도」, 「김홍도 신선도」,「신윤복 소나무(松圖)」,「정선 옹천파도도(瓮遷波濤圖)」등의 회화 명품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품들의 대부분은 광복 후 남한에서 아직 한번도 공개 전시되지 않은 국보급 문화재들로서, 일부 작품은 사진으로도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는 것들이라고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전시될 문화재는 5월경 북측에서 남측으로 인계되며, 한 달 여의 전시 준비 작업을 거쳐, 6월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이어 8월부터 10월까지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총 5개월간 개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남북 대표 박물관장간 회동이 진행됐다. 이건무 관장과 김송현 관장간 만남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측은 "광복 후 첫 공식 회동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남북한 화해 협력 및 민족 문화 동질성 회복을 위한 남북 박물관의 역할과 함께 민족문화재의 전시.조사.연구.보존 등 각 분야에 걸친 양 박물관의 교류 협력 방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였다고 덧붙였다.

 

전시 예정 주요 문화재

□ 서포항 출토 뼈피리, 길이 17.3cm 직경 1cm
함경북도 선봉군(舊 웅기군) 굴포리 서포항동에서 1961년 발굴되었다.
조류의 다리뼈를 잘라서 만들었는데, 구멍이 13개 확인된다. 1호 무덤에서 북쪽으로 3m지점의 청동기시대 제1기층에서 출토되었는데, 대체로 기원전 2000년기 후반기로 편년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최고(最古)의 악기이다.

□ 신암리 출토 청동칼, 길이 18.6cm
평안북도 용천군 신암리유적 제3지점2문화층에서 1965년 발굴조사되었다. 청동칼은 자루 끝에 둥근 고리가 달려 있고, 등이 약간 휜 채 한쪽에만 날이 있다. 현재까지 한반도에서 출토된 청동기 중 연대가 가장 올라간다.

□ 고구려 평양성 석각, 너비 66.7cm
고구려 평양성[長安城] 축성시, 성벽 공사와 관련된 사항을 기록한 비석이다. “丙午년(566년) 12월 漢城 小兄 文達이 서북 방향을 맡는다”는 내용이다. 평양성 석각은 총 5점이 발견되었는데, 1913년과 1964년 발견된 2점이 현재 북한 조선중앙력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 개성 관음사 관음보살좌상, 높이 120cm
황해북도 개성시 박연리 관음사의 관음굴에 있던 2기의 보살좌상 중 한 점이다. 몸체의 균형이 바르고 차림새가 화려하며 조각 솜씨가 섬세하면서 정교하다. 고려 석조미술의 걸작이다.

□ 고려 태조 왕건 청동상, 높이143.5cm
1993년 고려 태조릉인 현릉(顯陵)의 보수 공사 중, 봉분 북쪽 약 5m 지점에서 출토되었다. 이 동상은 고려시대 봉은사(奉恩寺) 태조진전(太祖眞殿)에 안치되었다가 고려가 망하면서 경기도 연천의 작은 사찰로 옮겨진 후, 세종 11년에 출토 지점에 매납되었다. 재료나 양식으로 보아 10세기 말~11세기초 작품으로 추정된다.

□ 겸재 정선 「옹천파도도(瓮遷波濤圖)」, 101×47cm
겸재 정선(1676-1759)의 작품이다. 옹천의 산수를 주관적이고 독창적으로 해석한 후, 주위의 경물는 생략하고 항아리 모양의 암벽을 과장하였다. 수평선을 높이 하여 암벽과 파도의 대비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화가의 대담한 화면 구성과 운필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자료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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