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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미국의, 미국을 위한 북인권대회
이광길 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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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5.12.10  2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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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가 자금을 지원하고,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대사 등 미국 정부관계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북한인권국제대회’(12.8-10)가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를 주도한 프리덤하우스는 미 국무부로부터 올해 ‘북한인권활동자금’으로 200만 달러를 받아 지난 7월19일 워싱턴에서 열린 1차 북한인권대회에 일부를 지출했다. 대회 주최측이 밝힌 바와 같이 이번 국제대회 비용의 절반도 프리덤하우스가 부담했다.

대회준비위는 이 돈으로 해외 인사를 초청, 신라호텔에서 만찬 등을 벌이면서 ‘북한인민이 굶어죽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 모양새가 아무래도 이상했던지 최근 ‘조.동’ 뺨치게 ‘보수’적인 <문화일보>조차 ‘최고급호텔에서 북한주민의 기아를 걱정한다’고 꼬집었다.

북과 대결 자세 취하는 버시바우 대사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바빴던 사람을 꼽으라면 버시바우 주한대사일 것이다. 그는 각종 언론과 강연회에 부지런히 참석해 ‘북한인권국제대회’를 홍보하고 심지어는 정당대표들까지 찾아다니며 협조를 요청했다.

버시바우 대사의 요청으로 8일 저녁 이 대회 환영만찬에 참석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맹세’했다.

9일에는 ‘북한인권지도자회의’ 인사말까지 맡아 나섰다.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 인권 문제 제기는 다른 어떤 의도도 없다"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길 원하며 한미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은근히 정부를 압박했다.

특히 ‘북한은 범죄정권’이라는 7일 관훈클럽토론회 발언을 철회할 뜻이 없는가’는 질문에 대해 “미 정부는 북한의 불법활동에 대해 지금 대응하려고 하며 상황은 분명하다”면서 북과의 대결적 자세를 분명히 했다.

네오콘의 막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

한편, 미 국무부 차관보급인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는 이날 대회 기조연설을 맡아 "한반도 평화를 위해 자유가 중요한 수단"이라며 북한인권 개선에 있어 한미간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많은 사람이 북한 인권 문제 제기에 다른 의도가 있고, 북한의 반발을 염려하지만 어떤 충돌이나 대치 상황도 없을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가 우선’이라는 전날 이봉조 통일부 차관의 말을 반박했다.

또 “한국과 중국은 북한에 많은 구호품을 보내고 있지만 북측에서 아무 것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구호물자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남북간 교류협력에 ‘태클’을 걸기도 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시민사회까지 손을 뻗쳤다. 그러나, 9일 저녁 그와의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전문가는 “레프코위츠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방문도 처음일 정도로 한반도 상황에 무지하더라”고 전해 결과는 별로 신통치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 전문가는 “모르면서 들을 생각은 않고 할 말만 던지고 일어서는 바람에 1시간 예정이던 면담시간도 35분으로 축소됐다”고 레프코위츠 특사의 무례함에 분개하면서 “네오콘의 막내라더니 정말 말이 안 통했다”고 꼬집었다.

간담회에 초청됐으나 이를 거부한 한 인권단체는 “이번 대회나 특사 모두 북한인권법에 따른 프로세스”이므로 거부한다면서 “만나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신뢰가 없다”는 답변 문서를 보내, 미 대사관 관계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얻고자 한 것은?

‘보수’언론의 대대적인 홍보속에 대회가 끝난 지금, 남는 의문이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미국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었는가 하는 것이다. 고작 반공노인들과 전향자들의 ‘마스터베이션’을 위해 ‘비싼’ 돈과 사람까지 투입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정말로 북한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해서 대회를 구상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올해 ‘북한인권국제대회’를 위해 200만 달러를 지원했지만 아직껏 단 한 명의 ‘북한이탈주민’도 ‘난민’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가 모양새고 체면이고 다 벗어던지고 고위 관계자들까지 투입해서 정말로 얻고자 했던 것이 무엇일까? <조선일보>가 노골적으로 원하는 ‘찬탁.반탁 구도’의 복원일까? 아니면 ‘민주주의 증진법’에 따라 ‘자유의 섬’으로 규정된 각 지역 미국 대사관들에 의한 세계적 규모의 친미세력 결집일까?

그 어느 것이든 걱정이 앞서기는 마찬가지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나타난 끔찍한 일방주의적 행태에서 보여지듯 미국은 한국의 국익, 한민족의 평화 염원 따위는 언제든지 무시하면서 자기들이 원하는 바를 꾸밀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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