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북측 대표단 1백여명이 참가하는 ‘8.15민족대축전’이 열리는 가운데, 이른바 ‘보수단체’에서도 북한 ‘인권문제’와 ‘핵문제’를 거론하는 ‘反 김정일’ 시위를 벌인다고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인터넷 언론인 ‘코나스넷’은 1일 대표적인 보수단체인 ‘반핵반김국민협의회’와 ‘국민행동본부’가 오는 15일 서울 광화문과 서울역광장에서 '북핵폐기, 북한해방을 위한 국민대회'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이들 시위에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담긴 펼침막과 ‘인공기’를 불태우는 행위 등 언론을 다분히 의식한 ‘돌발행동’이 연출되는 것은 과거 예로 보아 불을 보듯 뻔하다. 심지어 한미동맹을 내세우며 ‘부시에게 축복을’이라는 구호가 재연돼 우리 사회를 또 한번 ‘아연실색’케 하지 않을까 싶다. 이들의 시위는 자유겠지만, 이들이 혹 어렵사리 마련한 남북화해의 물결과 평화 통일의 분위기에 재를 뿌리지는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이번 ‘8.15민족대축전’은 평양에서 열린 ‘6.15통일대축전’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6.15통일대축전’은 ‘정동영 장관-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이 성사되는 등 ‘제2의 6.15 공동선언’이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북한의 6자회담 복귀로 인해 ‘북핵문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됐고, 장관급 회담과 수 차례의 당국간 회담이 개최되는 등 그동안의 경색국면을 만회라도 하는 듯 남북관계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번 8.15행사가 성황리에 치러지기만 한다면 그 이후의 남북관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속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6.15통일대축전’에서 남측 대표단을 맞이하기 위해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도에 나온 평양시민들의 환영인파와 너무나 대조적인 이른바 ‘보수단체’의 시위는 ‘악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 굳이 들어보지도 못한 ‘반남시위’나 평양시내를 관광하는 남측 대표단 앞에 찢어진 태극기와 성조기를 목격하는 상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어렵사리 재개된 15차 장관급회담에서도 이들 ‘반북단체’의 시위에 북측 대표단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북측 대표단은 당초 남양주 종합촬영소를 관광할 예정이었으나, 안전상의 이유로 한강 유람선 관광으로 일정을 변경한 바 있다. 지난 14일 개성에서 ‘8.15민족대축전’을 위한 실무접촉에서도 북측에서는 행사 기간에 “보수단체의 시위가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번 ‘8.15민족대축전’은 전민족적 통일운동기구인 ‘6.15공동위원회’가 주최하는 명실상부한 민족대축전이다. ‘6.15남측위원회’만 하더라도 사상과 지향이 다르지만 거의 모든 단체와 지역, 각 부문이 망라돼 있다. 최근에는 ‘6.15남측위원회’ 연수본부, 서울남부지역본부 등 기초자치 단위까지 그 조직이 결성됐으며, 이들 단위에는 기초자치단체장, 한나라당 의원, 심지어 자유총연맹까지 참여하고 있다. 각 단체에서는 ‘8.15’를 맞아 자체 행사를 갖고 대규모 참가단을 조직 ‘8.15통일대축전’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이렇듯 전국민이 만들어가는 ‘통일열기’ 속에, ‘보수’단체에게는 최소한의 ‘신사적’ 의사표현도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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