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 장기수 송환과 관련, 신중한 행보로 대처하고 있는 정부와 대한적십자사의 입장과는 달리 북한 방송들은 24일 전화통지문에 이어 25일 비전향 장기수 63명 명단을 전격 공개하는 등 장기수 송환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대내방송인 조선 중앙방송은 이날 오전 장기수 명단을 보도하면서 `지금 온 나라는 이들을 맞이하게 되는 크나큰 격정으로 끓어 번지고 있다`면서 북측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이같은 북한 언론의 보도 태도는 6.15 남북 공동선언에 따라 8.15 이산가족 서울.평양 교환과 송환을 희망하는 비전향 장기수 북송이 실현되는 것이다. 따라서 논리적으로는 문제를 삼기 힘들다는 것이 정부측 해석이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지난 93년 리인모 노인의 북송이 결과적으로는 남북관계를 악화시켰다`고 회고하면서 `이번 장기수 북송이 남북관계의 발전에 긍정적으로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대목은 장기수 송환에 맞물려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이 실현되어야 한다는 야당과 재향군인회 등 관련 단체의 목소리이다.
정부는 북측이 전화통지문 내용을 공개하면서 내달 2일 비행기로 서울로 와서 장기수들을 태우고 가겠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일단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이는 송환의 주체인 남측 입장을 감안하지 않은 북측의 일방적인 드라이브가 남측 여론을 자극할 소지가 있다는 판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와관련,`장기수 송환이 남측의 대승적인 결단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북측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북측 내부에도 일부 강경그룹이 있을 수 있지만 남북관계 개선의 큰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2000/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