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CIQ를 통과한지 2-3분만에 도착한 2층 건물 앞에선 화사한 조선옷(한복)을 차려 입은 북한 여성 근로자들이 "안녕하십니까"하는 인사로 남쪽 손님들을 맞았다.
1천300여평 규모의 2층 건물은 1층엔 생산시설이, 2층엔 탁구대 등 체육 시설과 직원 식당이 들어서 있다.
신원 관계자는 "공장 생산라인은 개발실, 재단실, 통제실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현재 5개 라인 가운데 4개 라인을 가동중"이라며 "하루 600장의 아이템을 생산하고 있어 하루 800-1천장을 생산하는 남쪽보다 약간 생산성이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날 현지에선 신원의 여성복 브랜드 씨(SI)에서 출시될 꽃무늬 민소매 원피스 등이 한창 생산되고 있었다.
봉제 등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북한 쪽 직원들은 남한 옷 디자인에 대해선 "북쪽 미감과는 맞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완성품 검사를 맡고 있다는 장영옥(34.여)씨는 "셔츠가 짧아서 배꼽이 보인다"며 "우리 감정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재단실 조장 조태선(45)씨는 "북한 옷에 비해 너무 꼭 맞게 입는 추세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조씨는 "그래도 우리 손으로 만든 옷을 남쪽 사람들이 입는 다는 데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생산된 원피스엔 '원산지 KAE SONG'이란 라벨이 선명하게 붙어 있었다.
신원공장은 생산 4개월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등 안착단계에 들어섰지만 초기엔 언어사용의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개발실 직원인 강혜선(30) 조장은 "처음엔 피복용어가 서로 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서로 다르게 쓰는 말들을 다 알아듣게 됐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남과 북이 칼라-깃, 암홀-소매둘레, 미카시-앞안단 등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현재 서로를 부를 때 북쪽 방식인 '선생'과 남쪽 방식인 '씨'가 혼용되고 있는 상태이다.
신원공장 근로자들은 현재 개성시와 봉동리 등에 거주하며 평일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일하고, 토요일엔 오후 1시까지 일한다.
신원공장 관계자들은 "점심시간이 1시간 20분인데 점심시간을 넘겨 일하거나 오히려 작업에 빨리 복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북측 근로자들은 고용과정과 처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봉동 피복공장 근로자들의 70% 정도가 신원쪽으로 자리를 옮겼다"면서 "월급은 사장님한테 물어보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현재 신원은 근로자 1인당 월 57.5달러, 북한 돈으로 8천600원, 한국돈으로 5만7천500원을 지급하고 있다.
(개성=공동취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