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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이사장 직무대행 송영길)은 "경문협과 민족화해협의회 사이에 장편소설 황진이의 영화 각색권 양도에 관한 계약서를 체결했다"며 원작사용료로 10만 달러, 영화 순 수익금의 10%를 북측에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경문협은 지난 5일∼7일 개성에서 열린 북측 저작권 사무국(부국장 장철순)과의 실무회담에서 소설 '황진이' 영화제작, 소설 '임꺽정' 저작권료 보상, 북측 저작물 이용에 관한 실무절차 등을 합의한 바 있다.
경문협과 함께 실무협의에 참가해 황진이 영화제작 계약을 체결한 영화사 '씨즈엔터테이먼트' 조성원 대표는 11일 오후 2시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열린 실무회담 결과보고 기자회견에서 황진이 영화제작 계획에 대해 "시나리오 원작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원작자 홍석중 선생과의 협의를 통해 소설을 각색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하고 "감독, 배우 등은 남측에서 섭외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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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영화가 개봉된 뒤 1년이 지나기 전까지 북측 저작권 사무국과 남측의 다른 제작자 사이에 각색권 양도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조항을 둬 그간 문제가 돼온 2중 계약의 병폐를 말끔히 씻어냈다.
계약서에는 황진이의 작가 홍석중 선생이 직접 서명했으며 북측 저작권 사무국은 경문협에 영화 각색권을 양도해준다는 확인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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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즈엔터테이먼트 조성원 대표이사는 "개성 등 북측지역에 세트장을 만들어 촬영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며 "북측에서도 내심 긍정적이었지만 북핵문제 등이 걸려 있어 차분히 시간을 두고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홍석중의 소설 황진이는 비정식계약을 통해 남측에 출판된 바 있으며 황진이가 양반에서 기생이 되어 가는 과정, 심리적 변화와 갈등 등을 섬세하게 묘사해, 작가가 만해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남측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소설 '임꺽정' 저작권료, 최초 합의
'임꺽정'의 작가 벽초 홍명희 선생의 손자이기도 한 홍석중 씨는 이번 실무협의에서 '임꺽정'을 출판한 남측 사계절 출판사 강맑실 대표와 만나 1985년∼2005년까지 출판된 소설에 한해 저작권료를 받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저작권료는 총 15만 달러며 그간 사계절 출판사가 북측과 계약을 맺지 않은 채 '임꺽정'을 출판한데 대해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북 저작권 사무국은 조선사회과학원이 저작한 '고려사'에 대한 저작권 침해 배상도 경문협에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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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저작권 사무국은 협의를 통해 사계절 출판사를 통한 '임꺽정' 재 출판에 합의했으며 경문협에 북한의 역사소설, 동화 30편 등에 대한 출판권 양도의사를 밝혔다. 이번에 북측이 출판권을 양도한 동화 및 소설은 모두 81편이다.
경문협 신동호 문화협력위원장은 "사상성을 배제한 역사소설, 어린이들이 쉽게 북한 생활을 접할 수 있는 동화를 중심으로 북에서 출판도서목록을 선정했다"며 "남측의 정서를 고려해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동호 문화협력위원장은 북 저작권 사무국 관리들이 "돈 액수 등의 얘기가 나오면 '우리 너무 상업적으로 하지 맙시다'라고 말했다"며 "북측이 출판 교류 등 문화교류에 대해 수익사업이 아니라 교류협력의 차원이라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경문협은 지난 3월 18일 금강산 실무협의에서 북측이 제시한 저작물과 이번 회담에서 제시한 저작물 출판을 우선 추진키로 했으며 추가로 북측 저작물을 이용해야 할 경우 저작물 목록, 활용방법, 희망 저작권료, 최종 출판사, 견본 요청 등을 명시한 제안서를 북측에 팩스로 보내 협의한 뒤 양측 회담에서 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그러나 음악의 경우 집체창작극이 많은 북한의 특성상 일일이 작사자와 작곡자 서명을 받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돼 저작물 이용에 관한 실무절차는 추후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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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무회담에는 경문협의 신동호 문화협력위원장, 정명수 경제협력위원장, 이성원 사무처장, 김종천 전략기획위원과 조성원 씨즈엔터테이먼트 대표,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 명연파 상무이사 등 7명이 참석했으며 북측에서는 홍석중 선생, 저작권사무국 장철순 부국장, 민족화해협의회 리금철 부장 등 5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tongil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