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시간중 상영된 '공개처형동영상'을 보며 생각에 잠긴 조영황 인권위원장(왼쪽),
곽노현 사무총장. [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21일 오후 4시 30분 국회 법사위(위원장 최연희) 소속 여야 의원들은 국가인권위(위원장 조영황) 업무보고에서 북인권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주성영, 장윤석 의원 등은 국가인권위가 북 인권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고 질타했고, 열린우리당 양승조, 최재천 의원 등은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북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려는 정부 입장이 옳다고 맞섰다.

한나라당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선봉장을 자임한 것은 지난해말 '국회 간첩 암약소동'으로 인권단체로부터 대표적인 '반인권의원'으로 낙인찍힌 공안검사 출신 주성영 의원.

주 의원은 평소 국가보안법 사수입장과 달리, "체제보다 인권이 우선"이라고 전제하고 "인권위가 북 인권에 대해 침묵할 게 아니라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조영황 위원장은 "정부에다 의견을 표명할 것인지 북에다 할 것인지는 쉽지 않은 문제"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열린우리당 양승조 의원은 "인권이 보편적 가치이기는 하지만 어떠한 방법으로 다뤄야 할지는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많은 수의 탈북자를 수용하고 있고 북에 비료와 식량을 지원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이것이야말로 실질적인 북 인권 개선조치"라고 지적했다.

▶업무보고에 나선 조영황 인권위원장. [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이어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이 "유엔인권위 대북결의안에 대해 인권위가 의견을 표명하고 북 인권에 대해 국제적 압력을 가하는 게 인권위의 할 일"이라고 주장했고, 최연희 법사위원장도 "권고적 의견이나 의사표명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았나"며 거들고 나섰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재경부 업무보고시 북한 경제 상황보고가 들어가는가? 왜 인권위만 북한인권 다뤄야 하는가"고 되물은 뒤 "미국이나 일본이 북한인권법 만든다고 그 장단에 춤출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최 의원은 비팃 문타폰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보고서 내용을 인용하며, "보고관이 제시한 북인권 접근 관점은 다시 말하면 '평화군축이 북인권 개선의 동기가 된다'는 말이다"면서 "이런 훌륭한 내용은 안보고, 한국 국회가 하니 마니 따위 수준 낮은 질문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불쑥 주성영 의원이 "미국인보다 더 친미적인 사람있다고 노 대통령이 말했다. 그런데 김정일보다도 더 김정일에 아부하고 북한정권보다 더 친북적인 사람 있다는 말 들어봤냐"면서, "최재천 의원의 말은 송두율 교수의 내재적 접근법이다"고 색깔론을 꺼내 들었다.

맞은 편에 있던 최재천 의원은 손을 들어 보이며 "찾을 것 없어요. 여기 있다고. 한 눈으로만 세상을 보니 내가 어디 있는지도 안보이지"라고 일침을 가했고, 열린우리당 의원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에 앞서 현안보고에 나선 곽노현 국가인권위 사무총장은 올해 △국내정착 탈북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9월경 북인권 국제회의, △북인권 관련 토론회 및 청문회 개최 등을 거쳐 금년중으로 북인권에 접근하는 기본입장을 정리하고 의견을 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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