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길가의 꽃송이도 눈물에 젖고 / 날아가는 산새도 낯이 설구나
앞에서는 오빠 생각 재촉을 하고 / 뒤에서는 동생생각 발목을 감네
3. 돌아보니 고향산천 아득도 하고 /앞을 보니 갈길 또한 아득하구나
해는 지고 새들도 깃을 찾는데 / 오늘밤은 그 어느 길섶에 자랴
'고향 떠나 칠백리'는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의 제4장 2경에서 어머니를 잃고 감옥에 갇힌 오빠를 만나보려 칠백리길을 가는 꽃분이를 형상한 서정심리적인 노래이다.
노래는 먼저 방창으로 칠백리 낯 설은 길을 강 건너 고개 넘어 외로이 걸어가는 주인공의 고달픈 신세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무대정황을 소개한다.
이어 다음절에서 '앞에서는 오빠생각 재촉을 하고 뒤에서는 동생생각 발목을 감네', 이렇게 읊는 시구들로 머나먼 낯 설은 길을 걸으면서도 오빠생각과 동생생각으로 모대기는 꽃분이의 심리적 고통을 절절하게 형상하고 있다.
끝으로 가사는 먼길을 걸어왔고 갈길 또한 아득하나 해가 지면 길섶에서 밤을 지내야 할 주인공, 걸음걸음 피눈물을 뿌려가며 낯선 길을 가고 또 가는 주인공에 대하여 노래한다.
가사는 이 모든 형상적 내용으로 칠백리길에서 꽃분이가 겪는 험난하고 고통스러운 생활을 절가형식에 담아 집약적으로 진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곡조는 가사의 사상정서적 내용을 표상이 뚜렷한 서정적인 선율로 훌륭히 일반화하고 있다.
칠백리길의 화폭을 그리듯 곡조는 낮은 음에서 정서 깊은 부드러운 울림진행으로 유창하고 폭이 넓게 흐르며 그러한 선율적 흐름을 그 길이 아득하다는듯 보다 높은 음들에서 구슬프게 되풀이한다.
노래의 첫 부분은 이러한 독특한 선율정서적 흐름으로 고향 떠나 머나먼 낯 설은 길을 외로이 가는 주인공의 모습, 구슬픈 심리세계를 선명하게 형상하고 있다.
후반부분에서 선율은 보다 높은 음구에서 안타까운 감정의 선율 음조들을 연속반복강조('그 누가 알아주랴')하며, 절절하게 울려 퍼지면서 고생길에서 지친 꽃분이의 고달픔, 만나야 할 오빠생각, 두고 온 동생생각으로 괴로운 그의 고통스러운 심정을 그려 보인다.
곡조는 고조된 절절한 감정을 받아 안고 서서히 흘러내리는 사색이 깊은 선율로 끝나면서 험난한 먼 길을 가야할 주인공의 외롭고 괴로운 심리세계를 감명 깊게 부각해준다.
곡조에서 특별히 강조되고 있는 그림1의 리듬형태, 하나의 큰 나선형을 이루는 선율정서적 흐름과 같은 표현적 특성들, 그리고 칠백리노정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첫 절과 마지막 절이 아래의
그림 (1)
방창으로 형상되고 주인공의 고통스러운 심정을 그린 가운데 절이 그의 노래로 형상되고 있는 것들은 머나먼 칠백리길의 화폭을 안겨주며 그 길에서 험난한 생활을 겪는 주인공의 형상을 보다 뚜렷이 돋구어주는데 훌륭히 이바지하고 있다.
* 2001년 만수대예술단에 의해 녹음된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