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6일 하와이 호놀루루에서 진행된 2차 한미안보정책구상회의(SPI)에 단장으로 참석했던 국방부 안광찬 정책실장이 11일 국방부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회의 결과를 전했다.

안 실장은 2차 회의에서 한미동맹비젼연구와 용산 미군기지이전 관련 추진상황, 한미군사분야에 관한 현황 점검 등의 주요 의제를 다뤘다고 보고했다.

한미동맹비젼연구에 대해서는 동북아 지역의 안보환경 평가와 남북관계의 정의 및 특성에 대해 양측이 공감을 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에 합의가 완료된 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안 실장은 “한미동맹의 변화를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변화가 가능한 시기를 탐색하는 것에 의의가 있으며, 현재는 어디까지나 안보정세의 변화를 어떻게 상정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남북관계와 안보상황에 맞는 한미동맹의 변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현 단계로서는 구체적인 변화의 모습을 그리기 보다는 조건과 상황을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안 실장은 남북관계를 규정하는 단계를 설정한 후, 이에 따라 한미동맹의 변화가 논의될 것이라 설명하고 오는 6월 열리는 SPI회의 3차회의에서 남북관계의 ‘단계’ 설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한미동맹 변화의 상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한미동맹의 변화는 “동맹 속에서 동맹을 이루고 있는 여러 구성요소들 중 일부분을 조정하는 것”이라며 국력에 맞는 한국군의 지위와 역할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차 SPI회의 직전 한미연합사 캠벨 참모장의 ‘한국민 협박 발언’과 미국의 전쟁예비물자(WRSA) 계획 철회 등이 회의에서 다루어졌느냐는 질문에 “전혀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일축하고 “한미동맹이 미국의 세계전략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부분부분 오해와 과장의 소지는 인정하지만 커넥션으로 부각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답했다.

7일 하와이서 ‘전략적 유연성’ 논의한 듯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한국측 대표 김숙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의 하와이 방문에 대해서는 “떠나는 날(6일) 밤에 도착했다”고 말해 당시 외교통상부가 취한 ‘노코멘트’의 실체가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3일 1차 SPI회의에서 외교통상부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는 SPI와는 별도로 다룰 것이며, 김숙 북미국장과 롤리스 미 국무부 부차관보를 대표단으로 하는 소규모 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4일 YTN이 전략적 유연성을 다루는 회의가 7일부터 열린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김숙 국장은 “일정이나 장소를 포함, 회의개최 사실 자체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으나, 이번에 안 실장이 김숙 국장이 6일 밤 하와이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는 2차 SPI회의에 이어 ‘전략적 유연성’ 회의가 같은 장소(하와이)에서 연달아 진행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2차 SPI회의 미국 측 대표는 롤리스 부차관보였다.

용산기지이전 관련 추진사항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분야에 대해서 오래지 않아 상호 합의할 것이고 구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며 “현재 정책적인 문제보다는 기술적인 문제에 달려있다”고 말해 상당 부분 논의가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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