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30분 외교부 기자회견장에서 낭독한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마치무라 외상이 양국정상회담에서 오간 비공개 대화 내용을 근거로 발언한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일 외상의 외교적 결례를 지적했다.
또한 발언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고, 발언의 파장이 "한일관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이부스키 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돌출발언과 같은 사고가 없기를 바라며 역사교과서나 신사참배 등에 일본측이 결단을 내리면 해결이 쉬워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며, "이 회담에는 마치무라 외상이 배석했다"고 확인했다.
또한 "사전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한다며, 최소한 불행한 과거를 연상시키는 양국 지도자 언행이 자제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 공개적인 합의를 발표하자고 제안했으나 일본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한 나라의 외교수장이 온건하게 넌지시 건넨 말도 이해하지 못하나"는 고강도 표현까지 써가며, 마치무라 일 외상의 자질을 거론하는 등 불쾌한 심경을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마치무라 일 외상은 30일,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노대통령의 3.23 담화에 대해 "정상간 무릎을 맞대고 얘기하지 않고 그러한 형식으로 표현한 것은 유감"이라며, 이부스키회담에서 노대통령이 "야스쿠니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광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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