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동은 특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담여건 조성요구' 발언과 관련한 대응책 등이 논의된다는 점에서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치열한 취재 경쟁을 벌였다.
오전 10시 협의가 시작되기 전 송민순(宋旻淳) 외교부 차관보와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대사,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2층 로비에서 만나 아무런 말없이 회의장인 18층으로 향했다.
미측의 반응과 입장변화 여부에 대해 궁금해 하던 취재진은 귀빈용 엘리베이터 앞에 진을 치고 힐 대사가 나오기를 기다렸으나, 주한 미대사관 대변인은 오후 3시에 예정된 송 차관보의 공식 브리핑을 의식한 듯 힐 대사와 통화를 한 뒤 "그는 아무말도 안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오후 2시 30분께 다소 밝은 표정의 힐 대사와 사사에 국장이 협의를 마치고 로비로 내려오자 대기 중이던 취재진은 "오늘 협의는 어땠느냐", "미국은 분위기 조성을 위한 조치를 할 의향이 있느냐"는 등 질문을 쏟아냈으나, 힐 대사는 "주재국 수석대표인 송 차관보가 브리핑을 하는 것으로 안다"며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힐 대사는 그를 둘러싼 취재진의 계속된 질문에 "excellent meeting"(훌륭한 만남이었다)이라는 한 마디만을 남긴 채 대기 중이던 차량에 올랐다.
사사에 국장은 그러나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이 '무조건' 회담에 나와야 한다는 데 3국이 합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협의 결과에 대해 송 차관보는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공식 기자회견을 했고, 이어 사사에 국장도 자국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가졌다.
미 대사관측도 평소와 달리 공보관 직원을 외교부 기자회견장에 보내 송차관보의 브리핑 내용을 정리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