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이제는 6자회담의 속도를 생각할 때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최근 외국방문 중에 밝힌 '평화구상'에 대해 "앞으로 10개월 뒤에 있는 11월 APEC을 목표로 해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탈냉전을 현실화하는 한국의 주도적 노력을 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이제 문제는 속도다"라고 단언했다.

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4층 장관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동영 장관은 "시간을 질질질 끄는 것은 국제사회에도 미국에도, 북한에도, 남한에도 어느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시간은 북한 편도 아니고, 남한 편도 아니고 미국 편도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모두 손해보는 게임이다"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최근 주변 여건도 6자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성숙되고 있다며 "2월 14일 반기문 장관이 워싱턴에 가서 라이스 장관과 한미 외무장관 회담을 하게 되고 구정이 끝나게 되면 중국의 고위인사가 평양을 가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6자회담에 시동을 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특히 주한 미국대사인 크리스토퍼 힐 대사를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로 중용하면서 아마도 6자회담의 대표로 켈리 차관보가 맡았던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며 "부시 대통령이 추구해온 북핵문제를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정책 천명의 현실화를 위한 인선이라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많은 국제분쟁을 효과적으로 협상을 통해 해결한 '협상의 명수'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힐 대사가 중요한 포스트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서 한편으로 섭섭하면서 환영한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자신의 베를린, 다보스 연설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통일독일을 방문한
소감을 피력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어제의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해 "이란과 시리아에 대해서 테러지원국, 인권탄압국이라고 직공, 직격탄을 날린데 비해서 극도로 자제된 언급속에 북한 핵문제에 대한 외교적, 평화적 해결을 함축하는 메시지가 들어있다"며 "적극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일부 미국 신문들이 북한이 리비아에 우라늄을 판매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그렇기 때문에 6자회담이 빨리 돼서 그런 얘기들도 같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6자 테이블에서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특히 올해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한국은 한반도 문제, 북한 핵문제 해결의 당사자로서 적극적으로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의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며 "협상의 기술적인 측면에 들어가면 특히 한국이 할 역할이 많이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일본과 북한간의 유골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최근의 (일본) 국내여론이 많이 악화돼서 안타깝다"며 "일본 국민들의 정서는 십분 이해하지만 좀더 냉정하고 대국적으로 사안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이다"고 말하고 "우리는 분명히 일본정부나 의회가 대북제재에 돌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의 기자간담회에는 통일부 간부들이 배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정 장관은 "납치자 유골의 진위 논란에 관해서 정확한 사실관계가 전제돼야 할 것 같다"며 "혹시 오해가 있었다면 불식시킬 수도 있을 것이고 사실관계에 기초해서 문제가 냉정하게 풀어져야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냉철하게 보면 민간인 신분(남편)의 사람으로부터 일본 실무팀이 인수한 것인데 그때 좀더 치밀하고 과학적으로 일차 검증을 했었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해방 60주년과 6.15 5주년을 맞아 민간에서 준비중인 군사분계선을 통과하는 대규모 통일마라톤과 북측에서 준비중인 대규모 집단체조 '아리랑' 관람 문제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민간 부문에 이벤트와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 당국으로서는 할 수 있는 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 당국간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들은 당국대화를 통해서도 협조를 요청하겠고 남북간의 협의도 하겠다"며 "50년, 60년 막혀있던 남북이기에 때문에 6.15 5주년, 광복 60주년 계기에 다양한 형태의 접촉과 교류를 갖는 것은 남과 북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고 적극적 의사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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