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은 기술 전수 초기만 해도 '흠 있는 것은 먹고 좋은 물건만 내다 파는' 등 상품성 있는 물량 공급 마인드가 없었는데 지금은 각종 영농이나 기술은 물론 상품을 빠르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대북 영농지원을 담당하는 한 정부 관계자는 4일 금강산 지역인 "삼일포 과수농원과 영농장을 통한 농업기술 전수 초기만 해도 북 주민들은 경쟁력을 갖춘 상품 생산 및 유통 마인드 부재로 납품물량 중 쓸만한 것이 별로 없었으나 요즘은 남측 관광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 만큼 질 높은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2001년 3월부터 3만평 규모(비닐하우스 1만2천, 노지 1만8천평)의 영농장을 운영해온 현대아산 관계자도 "영농기술이 여러 농장으로 파급되고 있고 약 2천평의 간이 영농장 하나를 고성에 또 짓는 등 기술전수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영농장에서 유기농법으로 생산된 무공해 채소 등은 온정각 식당 등에 납품된다.

대북 농업기술 전수 문제는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4일 남북관계의 돌파구 마련 방안의 일환으로 농자재 지원과 영농기술, 품종개량사업 등 대북 농업협력을 대폭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히면서 주목을 끌었다.

정 장관은 "협동농장보다 소출에서 두 배를 올린 삼일포 시범농장 운영방식 전수 등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해 '삼일포 과수농원'을 대북 농업협력 전진기지로 삼을 방침임을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해 국내 농업기술자들이 우리 벼 종자 5개와 북측 종자들을 삼일포 시범농장에서 일정한 면적에 심어 양측 농법대로 키워,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비교한 결과 소출에서 상당 부분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한편 삼일포의 해금강 관광도로변에 충북 제천시가 1만평 규모로 조성한 과수농장에서도 각종 영농기술 전수가 이뤄지고 있다.

남측 기술진은 모종 지원외에 수확시기와 작황 등에 대한 기술 지도와 토양 및 품종개량, 효율적인 과원 조성 등 생산성 제고 방안과 함께 기상의 영향 없이 일정한 양의 생산이 가능한 온실재배 기법 등을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