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대형 국제무역박람회 개최

 북한이 내년 5월 전 세계를 향해 닫아놓았던 문을 활짝 여는 대외개방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전문지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북한이 내년 5월 16일부터 나흘간 평양에서 국제무역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31일 보도했다.

신문은 주중 북한대사관 상무처를 인용, 이렇게 전하고 이번 행사가 북한 역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국제 무역활동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북한과의 교역창구 역할을 맡고 있는 중국 조화우련(朝華友聯)의 수석 대변인 장핑(張平)은 북한이 이 박람회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대외개방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북한은 이를 '경제조정'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나 우리 중국인들은 일종의 개방으로 이해한다"면서 "양자 간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대사관 상무처 관계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열릴 평양 국제무역박람회는 제8회 평양 국제상품박람회를 겸한 것으로, 평양에서 처음 개최되는 대형 무역활동이라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무역성과 무역촉진회가 이 행사를 공동 주관하며, 내각 총리가 개막행사에 참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당국이 박람회 기간 정부 구매기관과 기업, 인민 등 20여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외국기업도 상품을 전시하고 북한과의 합작투자를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는 특히 과거 열렸던 국제박람회와 달리 투자와 무역상담이 크게 늘어나고 인삼과 송이 등 북한 특색상품의 수주활동이 진행되는 등 국제 기준에 맞게 행사가 개최될 것이라고 상무처는 밝혔다.

북한 당국에는 이미 미국과 유럽의 300여개 기업에 박람회 참가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조화우련 청펑(程鵬) 부회장은 "이번 박람회의 의미와 북한의 입장이 중국이 개혁개방 초기 열었던 무역박람회와 매우 유사하다"면서 중국은 1979년 가을 개최한 박람회를 통해 선진 외국상품과 기술을 처음 접할 수 있었고 외국기업과의 합작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무역박람회는 2002년 경제조정정책을 실시한 뒤 물질적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그 추이와 이후 정책방향이 주목된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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