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초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안동대마방직의 김정태 회장은 "남측 제조업의 유휴설비 등이 북측에 제공되어 합영회사를 확대해야 남북 경제교류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고 제안했다.

28일 오후 7시, 서울YMCA 지란방에서 개최된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상임공동대표 이장희 외대교수)가 주최한 송년강연회에서 김정태 회장은 "남측에 남아도는 생산시설을 북에 투자하면 남측기업의 북한 생산기지를 확보할 수있고, 북측도 고용이 창출되고, 생필품 등의 제품생산이 가능하며 수출도 할 수 있어 남북이 공히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측 제조업의 대북진출을 적극 권장했다.

남측기업의 합의사항 불이행이 97%에 달한다는 지난 7월 1일 북측 민경련이 지적한 내용을 소개한 김회장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한 기업의 대다수는 자금문제 때문에 발생했다고 본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정부의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합영회사 진출시 투자금의 50%는 남북협력기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에 투자하면 금융지원이 가능했는데 북한에 진출하니까 오히려 기업신용도가 더 떨어져 지원이 안된다"는 김 회장은 "그간 조성된 남북협력기금 4조7천억 중 북한에 진출한 150여개 기업에 지원된 기금이 0.5%도 안되었다"며 정부의 관심을 요청했다.

남북의 경제적 격차가 확대될수록 통일에 장애요인이 된다며 북측에 경제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김 회장은 "북한에 대한 중국과 일본 등의 경제적 진출이 확대될수록 남북경협에 더 많은 자금이 소요될수 밖에 없고, 남한의 경제적 영향력이 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하며 "정부는 장기적으로 북의 발전을 도모하면서 계획적인 남북경협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정부정책이 "너무 개성과 금강산에만 행사식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김 회장은 "합영회사는 주식회사와 같은 성격이고 북측에 거주하면서 기업을 공동운영하기에 남측기업의 기술지도와 경영지도가 가능하며, 북측은 기술을 습득하여 자립의 힘이 생길 수 있다"면서 경협자금 지원이 일부에서 제기하는 단순 대북지원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합영회사는 주식회사와 같은 성격이고, 북측에 거주하면서 기업을 공동운영

지난 2003년 11월 북한의 새별총회사와 합영회사인 평양대마방직 설립계약을 체결하고, 남한 기업인으로서는 최초로 남북합영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 회장은 "합영회사에서 일하는 북측 직원들이 매우 착하고, 열성적으로 일하며 이제는 제품에 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소개하면서 "회사 근로자들은 이제 만날수록 친근하고, 북측 주민들의 남측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자주 느낀다"면서 "이는 엄청난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성과이다"라면서 6.15공동선언과 북한의 7.1경제개선조치 이후 달라진 상황을 참가자들에게 전했다.

또한 김 회장은 남북경협을 담당하는 북측 관계자들 가운데 젊은 엘리트층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새로 바뀐 사람들이 매너가 좋고, 외국어에 능통한 수준급이어서 놀랐다”며 “의욕도 있고 지식도 갖춘 사람들이었다, 좋은 징조이다”고 말했다

지난 1999년 중국지역 두만강 인근에 대마 시험재배단지를 운영하며 이후 북한으로 공장을 이전하여 평양대마방직을 합영으로 설립한 김 회장은 "향후 5년간 6,000만평 규모의 대마 재배단지를 구축하여 북측에 재배농가와 노동인력 등 1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여 1억달러 이상의 외화수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세계제일의 대매생산기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년 3월 평양에 대마관련 7개분야의 공장 건설로 본공장을 완공하는 김 회장은 "시설 및 기계설비가 상업물자로는 처음 경의선 육로를 통해 평양으로 가기로 합의했다"고 소개하면서 "남북의 경협의지를 미국 등 대내외에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의 송년회를 겸해 열린 이번 강연회에는 회원 및 대북사업 관계자 등70여명이 참가하여 김정태 회장에게 많은 질문을 하였고, "대북진출은 사정을 잘 알고, 잘 준비해서 들어가면 성공할 수 있다, 대북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가이드역할을 할 수 있다"는 김 회장에게 많은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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