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학교 관계자는 "오늘 베이징 시내에 눈이 내린데다 시험기간이어서 학생들이 얼마나 올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350여석의 강당 자리가 모자라 서서 강연을 들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학생 중의 30% 정도는 한국 유학생들이고 일부는 한국어과를 전공자였으며 몇몇 학생은 인근 칭화(淸華)대에서도 온 것 같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
정 장관은 강연 도중 평상시에 암송해왔다는 중국 작가 루쉰(魯迅)이 쓴 소설의 한 구절을 서툰 중국어로 인용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강연에 이은 질문.응답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손을 들었으나 이후 행사 일정으로 한 학생의 질문만 받았다.
이 학교 외교학과 학생인 오방혁(22)군은 "기본적인 내용은 정 장관의 연설에서 들을 수 있었지만 조금 더 깊은 얘기를 질문하기 위해 질문을 미리 준비했는데 기회를 놓쳤다"면서 아쉬워했다.
강연이 끝난 뒤 학생들은 정 장관의 사인을 받거나 미리 준비해온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을 해 정 장관을 경호하는 중국 공안들이 애를 먹기도 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정치인 출신답게 시종 웃는 표정으로 기념촬영에 응하면서 "공부 열심히 하세요"라고 덕담을 했다.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기념으로 촬영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정 장관이 또 다른 한류 열풍을 만들어내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하기도.
특히 이날 강연에는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설 훈(薛勳), 김기재(金杞載) 전의원 등 중국에서 연수하고 있는 정치권 인사가 다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정 장관은 특강에 앞서 자신의 동료라며 이들을 직접 소개하면서 "한국에서 장관을 하거나 정치를 하다가 안 보이는 분들은 모두 베이징 대학에 와서 공부하고 계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허운나(許雲那) 전 의원은 "현재 한국정보통신대학 총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중국 내 학교와 교류문제를 논의하러 왔다가 정 장관이 강연한다 길래 들렀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