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이철우 '조선노동당가입' 논란을 오래 전부터 조직적으로 기획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 반박하며 13일, 이철우 의원과 '간첩발언'을 처음 터뜨린 주성영 의원과의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13일 '간첩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한나라당 주영성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주성영 의원은 "오늘이라도 재판기록을 공개하라, 그리고 생방송 토론에 임하라"고 촉구하고 "일각에선 이철우 의원 노동당 가입 사건을 민주화 운동이라 평가하는데 주체사상 신봉은 경우가 다르다"며 독일에서도 통일 뒤 스파이를 모두 국외로 추방한 바 있다고 강경 발언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은 따로 가진 기자회견 자리에서 "어떻게 성폭행범과 성폭행피해자가 만나 토론을 벌이겠는가"라며 "명백히 드러난 사실을 갖고 벌이는 토론은 있을 수 없다"고 수용을 거부했다.

이철우 '간첩발언' 기획조작설 전면 반박

주성영 의원은 또, 한나라당이 이철우 의원 간첩 발언을 오래 전부터 '조직적'으로 기획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법사위원으로서 참고하기 위해 내가 요청했다. 이철우 의원의 이름도 그때 처음 알았다"고 반박했다.

주 의원은 '간첩조작'을 둘러싼 여야 공방을 "조선노동당 전력을 가진 의원과 대한민국 자유를 지키려는 의원과의 싸움"으로 규정하고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철우 의원이 북한인권법안과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고 지난 5월 25일 재야 인사들과 전대협 출신 17대 의원들이 가진 모임 자리에서 "천하의 빨갱이가 휴전선 옆에서 당선됐다.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지키겠다"고 발언한 사실을 들어 "아직 전향절차도 거치지 않은 조선노동당원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의원은 당시 자리에 합석한 전 동아일보 해직기자인 정동희 선생이 "국회의원 뱃지에 연연하는 째째한 의원이 되지 말고 통일조국에 복무하는 큰 지도자로 거듭 태어나길 바란다"고 당부하자 이 같이 답한 바 있으며, 이 자리에는 이철우 의원 외 복기왕, 백원우, 이철우, 정청래, 김형주, 우상호, 오영식, 한병도, 김태년 등 10여명의 당선자들과 전대협 동우회 정명수, 이성원씨 등도 참석했었다.

그러나 당시 모임은 때로는 스승으로 때로는 선배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 주었던 재야원로들을 17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된 전대협 출신들이 만나는 자리였으며 주성영 의원의 주장대로 '이적단체'인 범민련 남측본부가 '지령'을 내리는 자리는 아니었다.

주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나를 고소한다면 천정배 원내대표를 협박과 명예훼손죄로 맞고소하겠다"고 밝히고 "나는 그에게 의원직에서 제명하겠다는 협박을 분명히 받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이철우 의원문제는 국회의원이라면 국민을 대신해 궁금한 점을 당연히 물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팩트(사실)을 숨긴 채 이 사안을 덮는다면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14일부터 고문피해사례 접수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전 11시, 간첩조작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한나라당의 논리에 대응하기 위해 5,6공 당시 용공조작과 고문피해를 받은 피해자들의 사례를 접수, 본격 조사에 나서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한나라당이 이철우 의원의 전력을 파헤치겠다고 나선 반면,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고문전력' 조사에 나선 것이다.

우리당은 14일 오전 9시, 중앙당사에서 고문피해신고처 현판식을 열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사례를 모을 예정이다.

'한나라당 국회 간첩조작 비상 대책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노웅래 의원은 "이철우 의원이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면 고발하라. 그렇지 못하면 당장 사과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으며 유기홍 의원은 "이철우 의원에 대한 고문을 비롯해, 당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화가인 홍성담 씨를 심하게 고문했던 사실까지 밝혀보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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