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4주년을 기념하는 만찬 행사가 10일 오후 시내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국민의 정부'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1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 전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행사를 마련해 준 인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한 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이 독재와 민족분단이었고, 제일 바란 것이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이었다"며 "이 두 가지를 배척하고 두 가지를 이룩하는 데 미력이나마 일생을 바쳤다고 생각하고, 일생에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정치에는 일절 손을 떼는 것이 바람직한 처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살아있는 한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막중한 성원으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사람의 처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 "교류가 계속 확대되고 있고, 과거보다 긴장과 공포를 덜 느끼며 살게 됐으며 남과 북 사람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는데, 6.15남북 정상회담이 이런 길을 열었다"며 "국민의 정부에서 같이 일하면서 민족사에 남을 일을 한 것에 자부심을 가져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여당에 있든, 야당에 있든, 정치를 하든, 사업을 하든 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발전시키고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일에는 다같이 협력해 달라"며 "현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강압적인 무력행사를 배제하고 평화적 대화를 통한 해결을 추진하는 것은 옳은 정책이며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정부' 초대 교육장관을 지낸 이해찬(李海瓚) 총리와 이한동(李漢東) 김석수(金碩洙) 전 총리, 김중권(金重權) 전 청와대 비서실장, 박준영(朴晙瑩) 전남지사, 국방장관을 지낸 조성태(趙成台) 의원, 한명숙(韓明淑) 의원 등은 건배사와 축사 등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 여러 성과에 대해 덕담을 건넸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김동근 위원장은 건배를 제의하면서 '개성공단'을 외치도록 유도했고, 한승헌(韓勝憲) 전 감사원장은 노벨평화상 수상 당시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축하공연장에서 김 전 대통령을 여러번 포옹하는 것을 보고 "포용정책을 포옹정책으로 오해했다고 생각했다"며 농담을 건네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날 만찬행사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 행적과 퇴임 이후 외교활동을 담은 영상물이 상영됐고, 신세대 국악인 이향씨의 공연도 펼쳐졌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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