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남북문제에 대해 상당히 열심히, 슬기롭게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진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건국대 특강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와 관련해 노 대통령에 대한 초당적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전 대통령은 6일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동아시아포럼(EAF) 총회 개막식 특별연설에서도 "남북한간 긴장이 크게 완화됐으나, 남북관계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며 북미관계가 개선돼야 한다"며 "(북미간에) 주고 받는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김 전 대통령의 잇단 발언은 지난 달부터 미국과 중남미, 아시아, 유럽 등지로 동분서주하며 북핵 문제 및 남북관계와 관련해 한국의 '제소리 내기'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노 대통령에 대한 측면 지원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특히 이는 미국 조야의 대북 강경파나 국내 일부 반대세력에 외롭게 맞서고 있는 노 대통령에게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을 통해 힘이 되고 있음직하다.

이에 화답하듯 노 대통령은 "저는 (김 전 대통령) 덕분에 (외국에) 다니면서 대접을 잘 받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 정부에 대한 측면 지원에는 김 전 대통령 정부의 마지막 통일부 장관이자 노대통령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이었던 정세현(丁世鉉) 장관도 가세하고 있다.

그는 국내외에 첫 충격파를 던졌던 노 대통령의 LA연설 직후인 지난 달 1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NO'라고 얘기한다고 반미는 아니며 사안에 따라 비판할 수 있는 것이며, 대미 패배주의적 관점을 극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오는 21∼23일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17∼21일은 학술회의 참석차 역시 중국에 간다.

정 장관은 방중 기간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자를 만나 북핵 문제 해법을 집중 협의할 예정인 반면, 정 전 장관은 학계 및 민간전문가들을 두루 만나 한국 정부의 시각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DJ정부에서 '햇볕 전도사'의 역할을 맡았던 임동원(林東源) 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세종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일이다.

세종재단은 지금도 이종석(李鍾奭)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이 연구원직을 지니고 있는 세종연구소를 갖고 있는 곳이어서 '이종석-임동원 채널'이 활발하게 가동되면서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을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후 대북 송금 특검으로 한동안 불편한 관계를 맺었던 현 정부와 김 전 대통령측의 관계가 어느 정도 복원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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