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이 당국자의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모두발언)
이번 정상회담은 4가지에 있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첫째, 6자회담 틀 안에서 평화적 외교적 해결을 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한미간에 긴밀한 공조를 재확인했다. 핵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한미가 각각 표현 방법을 달리하더라도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북핵 해결을 2기 부시 정부에 우선순위로 하자고 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은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고, 북핵 인식에 있어서도 노 대통령은 한국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했고, 부시 대통령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셋째,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양국이 외교적 노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넷째, 북한 지도부를 자극하거나 한반도 상황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으로 이해되는 일부 학자 등의 발언이나 코멘트 등 평가에 유념하고 자제하도록 하는 게 좋겠다는 점에서 양 정상이 인식을 공유했다.
◇(일문일답)
--노 대통령이 LA발언에서 언급한 '주도적인 역할'이란 무엇인가.
▲분위기를 그리자면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상황을 관리하자는 얘기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주도적'이란 말이 나왔나.
▲한국이 그동안 해온 것을 다 아는데 굳이 그런 표현을 쓸 필요 있나. 한국의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면 된다.
한미간에는 전략적 상황, 남북간 맞대고 있는 상황, 북한정세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기초해 핵문제 해결의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목표는 같은데 전술적으로 볼 때 방법상 의견차는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산을 가는데 꼭 대구를 거쳐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3차 6자회담에서 내놓은 한미간 방안을 절충하고 있는 전제에서 노 대통령은 이번에 구체적인 전술을 강조하지는 않았다.
--6자회담 '촉진자'와 '주도적'이라는 표현의 차이는.
▲한미 안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지만 우리 안을 미국 뿐 아니라 여타참가국들이 수용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
동결이라는 용어를 바꿔 부르는 것은 가능하지만 동결목표라든지 취해야 할 조치 등에는 우리 안이 더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한미 모두 융통성을 보일 수 있다. 북한이 회담에 나오면 유연성을 보일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이 고무적이다.
--남북정상회담 관련, 미국의 양해를 구한 것 같은 뉘앙스가 있는데.
▲정상회담에서는 남북관계 현황 언급 없었다. 평화적 대화와 6자회담 틀을 강조했다. 6자 틀이 공식화된 것이기에 별도 채널에서 설득은 할 수 있지만 협상은 아니다. (남북정상회담이) 일반적으로 가지는 궁금증 차원이지 북핵 해결을 위한 가장 유용한 '툴(도구)'로써 결부시키지 않은 것으로 본다.
--북핵 해결은 6자회담과 남북관계 두 가지 프로세스로 진행되나.
▲북핵을 남북관계에서 해결해야 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6자 틀 내에서 남북간 협의를 할 수 있고 6자회담이 잘 돼 핵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많아야 남북관계도 순조로울 수 있다. 북핵이 위기에 닥치면 남북관계가 별개로 잘 이어간다고는 상상 못한다. 6자회담이 잘 안 되니 남북간 틀로 해보겠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북핵 문제는 6자 틀 내에서 한다는 데 한미간 이견이 없다는 것을 노 대통령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이 '최우선 과제'라고 했는데.
▲중요한 과제로서 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라크 문제를 젖히고 더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부시 대통령은 이란, 한반도, 미국내 경제 문제 등이 많은 데 '노 대통령의 말이 맞다. 관심 가지고 하겠다'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북한에 대한 인식관련, 노 대통령이 언론을 통한 학자 기고나 관리의 말이 도움이 되지 안된다고 했더니 부시 대통령도 그렇다고 적극 화답했다.
--이후 구체적인 후속조치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 실무접촉을 추진할 생각이다. 시기는 구상중이다.
--한미 안을 절충하고 있나.
▲접촉시기.장소가 정해지면 절충안을 만들어 할 생각이다. 단, 지난 3차 북핵 6자회담에서 워킹그룹에 위임한 동결 범위와 검증, 기간 등은 워킹그룹에서 검토하도록 되어 있어 그 차원에서 검토안은 마련했다. 미.일.중.러와 협의했고, 나름대로 우리안을 구체화시켜 워킹그룹이 열리면 내놓을 안을 가지고 있다.
--북핵 문제를 '역점 프로젝트', '중요이슈'(vital issue)로 삼겠다는 것은 지금까지 미국이 이를 뒤처지는 이슈로 보고 있었다는 것인가.
▲ 6자회담이 늦어지는데 대해 국제사회의 기대가 낮아지는 게 아닌가 하는 인식이 조성되면 안 좋으니까 중요성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다만 미국 실무자들 중 강경 견해가 있는데 대해 부시 대통령이 신경을 더 썼으면 하는 시각을 주문했다.
한미간에는 전술적인 것도 공유하는 게 좋고, 우리 안이 여타국의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미국과 이견을 막고 타협안도 만들 여지가 있다. 우리는 남북관계라는 독특한 상황이 있고, 미국을 우리 안에 근접해 올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 희망컨대 우리 안에 미국이 따르는 게 낫다.
--'중요이슈'에 전술적인 유연성까지 포함되나.
▲핵문제에 대해 한국이 갖는 중요성을 부시 대통령이 이해하고 공유한 것이다.
--이번 회담이 한미관계 또는 북핵 문제의 새로운 이정표라는 데 동의하나.
▲공감한다. 노 대통령이 말 한마디 하면 부시 대통령은 "맞다.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했고 한 번도 부정이나 이상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미국 일부의 부정적인 인식 측면을 말할 때도 "나도 공감하고 유념하겠다"고 적극적인 표현으로 말했다.
--3차회담 이후에 만든 우리 안이 북한에 전달됐나.
▲워킹그룹에 나와 얘기해야 하고, 6자 틀 내에서 남북간에 논의하길 기대한다.
미국, 일본에는 자세히 설명했고, 러시아, 중국에도 방향과 개괄 정도는 전했다. 한국이 창의적인 안을 만들었다는 것 정도 외에는 북한에는 전달 안됐을 것이다.
--한미간 전술적 차이가 북핵 문제 해결에 방해가 되나.
▲북한이 요구하는 것 중에 우리 안과 미국 안이 다른 게 있다. 북한을 6자회담에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안이 더 낫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미국은 미국안을 바꿀 생각은 없지만 회담이 열리면 그 안에서 유연성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도 우리 노력의 성과다. 북한은 직설적 표현을 원할 때가 많지만, 이 같은 미묘한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 그런 변화가 한미 협의과정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미국은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입장 등 어려운 국내상황임에도 우리 제안을 수용하는 등 한미공조가 이 정도면 탄탄하다.
--차기 6자회담에서 한미 공동안 나올 수 있나.
▲꼭 공동안 아니더라도, 접점 찾을 수 있는 안이어야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북측도 혼란스러울 것이다. 군사행동 등 극단적 행동에 대한 양측 일부의 말이 여론인 것처럼 되는 것을 이번 회담에서 불식시켰다고 본다. 평화적.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부시 대통령의 다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번 회담을 북한이 어떻게 평가하길 바라나.
▲미 대선도 끝났고 양자회담도 북한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6자회담에 나와야겠다는 결정을 조속히 하게되길 기대한다.
북한에 좋은 시그널을 보낸 회담이다. 이번 회담 결과가 6자회담 재개에 부정적 요소가 없기 때문에 더 이상 나오지 않으려는 논리개발은 어려울 것이다.
--북핵 해결 우선 합의가 6자회담 개최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수 있나.
▲회담 내용이 북한이 볼 때 부정적인 게 없고 도움되는 요소가 대부분이다.
--북한의 농축우라늄 때문에 회담 전체가 안된다면 한 번 믿어보자는 노 대통령의 LA발언 관련, 한미 정상의 인식은 공유됐나.
▲부분적으로 해결하고 가자는 생각은 없다. 농축우라늄 문제는 북핵 중 가장 중요한 요소다. 농축우라늄 문제에 대해 부분적 해결을 고려한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오해다. 피할 수 없는, 그야말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것이 없었으면 6자회담이 필요치 않았다고 북한에 누누이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이상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