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되면 중국 만주 지방에서 수확한 싱싱한 농산물을 기차로 운반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사먹을 수 있는 날이 올 겁니다"
옌볜(延邊)대 과학기술대학 생물화공학부 정규재(鄭奎宰.40) 교수는 요즘 한껏 꿈에 부풀어있다. 중국의 우수 농산물을 재배해 한국 소비자들의 식탁에 올리는 것이 그의 꿈.

"지린(吉林), 랴오닝(遼寧), 헤이룽장(黑龍江) 등 동북 3성은 땅이 비옥한 데다 우리 나라와 지형이 흡사해 이 곳에서 재배한 농산물은 맛과 품질이 뛰어납니다. 가공 기술만 보완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1990년 고려대 화학과를 졸업한 정 교수는 지난해 건국대 응용생물화학과 대학원에서 '청국장을 첨가한 기능성 면 개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린성 옌지(延吉)시 의란진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필드에서 유기농콩, 유기농쌀 농사를 직접 지은 '농사꾼'이기도 하다.

옌볜대학에는 지난해 9월 부임했다.

월급이 2천위안(30만원)에 불과하지만 '안정'보다는 '미래'를 택했다.

정 교수는 "한국과 중국의 농업 교류에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조선족 인재양성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49년 개교한 옌볜대학은 조선족 인재 양성을 위한 최고의 교육기관. 재학생(1만명)의 70%가 조선족이며, 100대 중점대학으로 지정돼 매년 100억원의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내년 9월 북한 평양과학기술대학 농업식품농학과 교수로 부임할 예정이다. 평양시 락낭구 승리동에 위치한 평양과학기술대학은 북한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측 요청으로 옌볜대학이 설립한 박사 과정 대학원.

정 교수는 "북한의 식량난 해소를 위해서는 식량지원도 중요하지만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지력(地力)을 향상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옌지<延吉>=연합뉴스) 황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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