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 작곡가는 누구일까?
북한에 대해 상당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아마 자신있게 김원균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만큼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북한의 중요한 정치지도자들에 비해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관심은 낮은 편에 속할 것이다. 흔히 북한의 문화하면 김일성 부자 찬양이나 주체사상에 대한 선전선동의 도구 정도로 쉽게 단정해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어느 사회에나 문화예술은 꽃피게 마련이고 더구나 북한은 다른 어느 나라 못지 않게 문화예술의 중요성에 주목을 돌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민상을 수상한 소설가 이기영이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을 정도고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북한만의 수준높은 공연이다.

▶전영선의 『북한을 움직이는 문학 예술인들』, 역락.
이 같은 북한의 문화예술을 각 분야별 주요 인물을 통해서 살펴봄으로써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 발간됐다. 전영선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교수가 도서출판 역락에서 2004년 9월에 펴낸 『북한을 움직이는 문학예술인들』이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저자 전영선이 월간 『북한』지에 1997년 6월부터 2003년 3월까지 연재한 '북한의 문학예술인들'을 모아 다시 정리한 것으로 468쪽에 걸쳐 북한의 문학인, 음악 예술인, 미술인, 무용 예술인, 공연 예술인, 영화 예술인, 교예 예술인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이 책에서 홍명희, 한설야, 문예봉 등 낯익은 이름도 발견할 수 있지만 북한의 국기(國旗)와 국장(國章)을 도안한 선전화가 신해균부터 보천보 전자악단의 팝싱어 전혜영, 김광숙에 이르기까지 생소한 이름의 문화예술인들도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책에서 다루어진 문화예술인들은 기본적으로 그의 일대기와 작품들이 소개되지만 사실은 이들을 통해 북한의 문화예술 이론과 정책, 현황 전반에 대한 설명이 주어진다는데 이 책의 특징이 있다.

'조선중앙방송위원장 차승수와 북한의 방송'이라는 장에서는 차승수 위원장에 대한 설명보다는 북한의 방송상황 전체를 개괄하고 있으며, 이는 '조선중앙통신사 사장 김기룡'과 '노동신문사 책임주필 최칠남과 노동신문'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북한의 문화예술인에 대한 정보 제공은 물론 북한의 문화예술이론과 정책, 현황 전반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론서들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생동감과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북한에 대한 정보가 극히 제한적인데다 이 글들이 씌어진 시점 등을 고려할 때 정보의 절대적 양이나 질이 부족한 점도 있고 다양한 장르가 망라된 것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한 권의 책에 너무 많은 영역을 다루느라 영역별로는 단편적 모습 밖에 엿볼 수 없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러나 이런 한계나 아쉬움은 저자 스스로 밝혔듯이 "훗날 지면이나 인터넷을 통해" 보완될 것으로 기대해보며 그나마 척박한 자료 현실에서 이만큼의 내용을 엮어낸 노력에 찬사를 보내야 마땅할 것이다.

책을 읽고난 독자는 "이 책이 북한 문화에 대한 무지로부터 벗어나 북한 문화에 대한 편견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저자의 바람이 유효했음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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