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의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수수께끼의 지도자`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이미지 변화라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15일 보도했다.

르몽드는 사람들 앞에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위원장이 오만하고 충동적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었으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하던 모습에서 김 위원장은 `따뜻하고 다정하며 `주인자리`를 완전하게 차지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신문은 `과거를 잊자`는 내용의 김 위원장의 연설문 요지를 소개하고 그가 청중들을 감동시켜 말문을 열지 못하게 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공식 사진에서 보다는 얼굴에 주름이 더 잡혔고 비만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으며 평소와 다름없이 굽이 매우 높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고 전하고 상황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그가 지난 94년 김일성(金日成) 주석 사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은 이 시기에 군부내에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시찰에 주력하기 위했을 수도 있다고 해석하고 오늘날 그의 모습은 자신감에 차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탈리아, 호주와의 수교, 중국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청등 올해 초부터 시작된 국제무대에서의 북한의 개방움직임을 `완성`시킨 결과를 가져왔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은 적대적이고 예측불능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북한에 더욱 친근한 이미지를 주기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지구상 마지막 스탈린주의 체제가 변화를 겪고있는 것으로 보이나 과연 실질적인 변화인지는 여전히 문제라고 말했다.

신문은 북한 정권이 한국을 당황하게 하고 불안하게 했던 정상회담 연기, 김위원장의 예기치 못한 공항 영접, 평양 주민들의 열광적인 환영등 대단한 `홍보 기술`을 구사했다고 인정했다.

신문은 그러나 미소 띤 김 위원장이 지난 83년 아웅산 사태나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발생한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을 조직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과 동일인이라는 점은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200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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