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기간 악수를 나누고 농담을 주고받은 것은 물론, `우리의 소원 통일`이란 노래도 함께 불렀다고 소개한 뒤 이번 회담은 격렬한 정서를 불러일으킨 사건이자 예정에도 없던 화해에 관한 합의서 채택과 김 대통령의 서울귀환 루트 변경 때문에 가장 순수하고 가장 화려한 즉흥연주였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제 `아직까지는 상징적인` 남북한 화해합의가 한민족은 물론, 전세계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지를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와 나아가서는 전세계에 직접적인 결과들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특히 한반도는 미국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 개정 움직임과 맞물려 국제적으로 최대의 관심지역이 되고 있다고 전제, 만일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자체 미사일개발 계획을 중단하게되면, 미-일간에 합의된 전역(戰域)미사일방어망(TMD)을 비롯한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구축계획은 와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북한을 방문해 김위원장에게 얻게될 관련 정보들은 이후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열리는 주요국(G-8) 정상회담 참가국 모두에게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코메르산트 데일리는 이날 김 대통령이 당초 예정과는 달리 비무장지대를 거치지 않고 항공로를 이용해 서울로 귀환했지만 이번 방문은 한반도 관계에 엄청난 돌파구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남북 정상이 과거의 적대감 해소와 민족 화해 및 통일을 위한 실질적인 문제들을 논의했으며 이들 문제가 모두 완결된 것은 아니지만 두 정상이 계속 만나기로 합의함으로써 상황은 완전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자주통일 ▲각종 인도적인 문제들의 조속한(오는 8월15일전) 해결 ▲한국내 비전향 장기수 사면 ▲한국의 대북 투자를 비롯한 경제협력 ▲문화.보건.스포츠.환경보호 등의 협력 ▲정부 고위 당국자간 회담 등 정상회담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 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한이 불가침 및 상호 적대행위 금지에 합의한 점이라고 적시했다.
신문은 특히 김 위원장이 15일 순안공항에서 김 대통령을 포옹했다고 소개한 뒤 이는 김위원장이 이제 북한이 고립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최근 잇따른 북한의 대외 개방움직임의 완결편이라는 데 내심 합의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김위원장이 짧은 김대통령의 방문기간,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북한을 흡수통일하려는 간교한 계략이 아니라 우호적이며 동등한 남북관계 수립을 위한 순수한 의도에서 나왔다는 점을 느꼈음에 분명하다고 지적한뒤, 이 때문에 김위원장이 친구처럼 김 대통령과 헤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이미 접경국가가 안정되고 강력해지길 바라고 있는 러시아는 물론, 미국과 일본 등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특히, 비록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이 아직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망(NMD)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한국의 김 대통령과 북한의 김 위원장은 워싱턴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2000/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