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신문과 방송들은 13일에 이어 14일에도 김대중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상봉과 정상회담 등을 주요 기사로 보도하는 등 남북관계의 현황과 전망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주요 신문의 정상회담 관련 논평을 요약한 것이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남북 정상은 13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계기로 반세기동안의 적대상태 해소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갈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방북 기간 중 이산가족 상봉과 핫라인 설치 등 현안 외에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경제적 지원에 따른 반대 급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이며 이날 파격적인 행보로 김 대통령을 영접한 김 위원장은 `격의 없이 (현안을) 논의하자`고 화답, 정상회담의 순조로운 진행을 예고했다.

그러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김 대통령을 위해 베푼 환영만찬에서 `외세의 간섭`을 비난한 뒤 3만7천명의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 양국 정상의 극적 상봉으로 기대감이 고조됐던 김대통령의 방북 성과에 첫 그림자를 던졌다.

▲신보= 남북한의 지도자는 정상회담 개최로 한반도 통일은 물론 냉전의 최후 유산을 정리할 수 있는 역사의 장을 마련하게 됐다. 두 정상은 27분간 계속된 제1차 회담을 통해 반세기동안 누적돼 온 불신과 원한, 적대감 등을 해소시켜 나가기로 약속함으로써 통일로 매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등 관계발전에 거보를 내디뎠다.

그러나 남북한이 제도와 이데올로기상의 큰 차이 등 엄중한 분단 현실을 비춰볼 때 회담 한번으로 이산가족의 아픔을 달래고 통일을 실현할 수는 없는 일이다.

▲명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남북정상회담은 두 가지의 의미를 안겨줬다. 하나는 국제관계나 국내 정치적 문제를 막론하고 대립이 아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북한을 비롯한 지구상의 어느 나라도 `대외개방`에 더 이상 저항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주도한 북한이 비록 꿍꿍이속이 있다 하더라도 두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물론 아시아 및 세계의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다.

▲대공보(大公報.중국계 일간지)= 1년 전 서해 교전을 치른 남북한간의 정상회담은 김대통령의 햇볕정책과 김위원장의 대남 정책 및 외교정책의 조정 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남북한은 통일의 원칙과 방향을 굳게 세우고 민간 교류와 경제협력 등을 통한 신뢰 구축, 외세 간섭 배격 등을 견지해나가야 통일에 도움이 될 것이다. (2000/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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