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 북한은 전략물자수출 통제협정인 바세나르 협정(Wassenaar Arrangement)이 제2의 대(對)공산권수출조정위원회(일명 코콤)라고 비판했다.

20일 조선중앙방송은 "제국주의자들이 냉전종식 후 군사적으로 점령하지 못한 나라들을 과학기술로 예속시키고 경제적 부속물로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앙방송은 "바세나르 협정에서 규제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품목은 코콤에 비해 훨씬 많고 규제 대상국도 사회주의 국가는 물론 많은 발전도상 나라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은 또 "바세나르 협정은 사실상 더 반동적이고 반(反)사회주의적인 통제기구이며 우리나라(북한)를 비롯해 자주적으로 나가려는 나라들에 대한 악랄한 경제기술 봉쇄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중앙방송은 이어 "현 시대에 있어 과학과 기술은 민족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며 주체적인 과학기술 발전과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바세나르 협정은 냉전시대 공산권에 대한 수출통제를 담당한 코콤(1949-1994)을 대신해 1996년 체결된 국제적 수출관리체제로,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3개국이 이 협정에 참여하고 있다.

협정은 북한, 이라크, 리비아 등 이른바 '불량국가'에 재래식 무기와 전략물자 및 기술의 반입을 막기 위한 것으로 무기 및 군사적으로 전용 가능한 110여개 품목을 규제대상으로 삼고 있다.

최근 북한 개성공단 입주예정 업체의 현대화된 설비와 경의ㆍ동해선 연결에 필요한 첨단장비 가운데 일부가 이 협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