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정동영(鄭東泳) 신임 통일부 장관 이후의 남북관계는 화해와 협력 분위기가 기존 수준에서 이어져 나갈 것으로 일단 관측된다.

남북관계가 개성공단 건설사업, 남북 철도.도로연결사업, 금강산관광사업 등 경제협력사업과 다양한 사회문화 교류를 통해 안정적인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남북이 서해상에서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책과 군사분계선에서 선전 중지 및 수단을 제거키로 하는 등 초보적인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까지 진행되는 상황인 만큼 남북관계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제 남북관계는 장관이 누구냐에 따라 변화하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정 장관이 여당의 당의장 출신이고 참여정부 집권의 공신이라는 점에서 북한도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대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로 나설 정동영 장관에 대해 북측도 나름대로 기대를 가지고 협조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이 우세하다.

또 남북관계의 한 단계 진전을 위해서는 제2차 정상회담의 추진이 필요한 만큼 정 장관이 역할을 하게되지 않겠느냐는 다소 성급한 예상도 나오고 있다.

반면 남북관계 실물흐름에 대한 정 장관의 감각과 능력은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는 만큼 남북관계 진행의 사령탑으로서 그가 어떻게 연착륙하느냐하는 문제 또한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과의 협조 면에서는 정 장관이 후한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당의장 시설 초당적 협력관계를 꾸준히 역설했던 만큼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 여야의 협조를 끌어내는데는 그다지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남북협력기금 확충이나 '남북관계발전기본법' 등 남북관계 관련 법령 정비 등 국회의 협조를 받아야만 하는 사안이 산적해 있지만 정 장관의 정치경력과 평소 지론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17대 총선을 통해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고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원내진입에 성공한데다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이끄는 한나라당 또한 화해협력정책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보이는 등 새로운 정치지형은 정 장관의 업무수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 장관이 차기 주자의 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어 자칫 잘못하면 정치공세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붙어다닌다.

통일부의 입장에서는 실세 장관을 맞음에 따라 부처내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통일부 업무의 대다수가 각 부서의 의견을 조정.조율해 결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정 장관의 통일부는 부처간 협조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얼마나 잘 협조체계를 구축할 것이냐 하는 대목도 관심거리.

정 장관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코드에 잘 맞출 것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의지를 받아 움직이는 이종석(李鍾奭) NSC 사무차장과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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