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오후 통일부와 보건복지부, 문화관광부 등 3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한때 통일부 장관에 의욕을 보였던 김근태 전 원내대표는 보건복지부 장관에, 정동채 의원은 문화관광부 장관에 각각 임명됐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3개 부처의 장관 임명을 발표하면서 신임 정동영 통일부 장관 발탁배경과 관련, 제15대 16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중앙위 의장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역량과 국제적 감각 및 정세에 대한 통찰력을 겸비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아울러 지난 16대 국회에서 국방위원으로 2년간 활동하면서 한반도 주변국들의 역학관계, 대북정책 등에 대하여 풍부한 식견을 쌓았을 뿐 아니라, 통일에 대한 확고한 비젼을 갖추고 있어 남북 긴장완화 및 교류 협력 촉진 등 통일기반 구축을 위한 주요 현안과제를 원만하게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유연하고 친화력이 있는 성품에 다양한 정치적 경험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대처하는 능력이 우수하여 각종 협상 협력 업무도 무난하게 처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3개 부처 개각에 앞서 이해찬 신임 총리가 취임함으로써 참여정부 집권2기 내각이 공식 출범했다.
| 정동영 장관 취임사 |
통일가족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남북관계가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는 이 중요한 시점에 통일업무를 맡게 된 것을 큰 영광인 동시에 보람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이제 남북관계의 발전은 그 누가 강조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쉽게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결과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계신 여러분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여러분들께서 기울여 오신 헌신적인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그동안 탁월한 능력과 전문성을 가지고 통일부를 이끌어 오신 정세현 전임 장관님의 노고에도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통일가족 여러분, 남과 북 사이에 접촉의 면과 공간이 넓어짐으로써 남북을 가로 막고 있던 물리적ㆍ심리적 장벽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민족의 혈맥을 잇는 철도ㆍ도로 연결사업도 올해 하반기에 가시적인 결실을 보게 됩니다. 개성공단 개발과 관련하여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는 의미있는 행사도 어제 개최된 바 있습니다. 이제 곧 열 번째 이산가족 상봉이 있게 됩니다만, 이산가족들의 한을 달래는 만남도 이제 정례화 되고 있습니다. 경제협력 뿐 아니라 군사 분야의 대화와 협력도 시작되면서 남북간의 긴장도 점차 완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처럼 평화와 협력의 큰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남북관계의 현주소입니다. 통일가족 여러분, 첫째, 지금까지 추진해 온 대북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북한 핵문제의 해결과 남북관계의 발전을 병행해 나가는 정책적 기조는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경제와 안보 상황을 감안한 유일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남북대화를 통해 북한에 핵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겠습니다. 핵문제의 해결로 얻을 수 있는 북한의 이득이 무엇이며,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해 우리와 국제사회가 구상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해 나갈 것입니다. 실용주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남북 교류협력을 통해 평화와 협력을 제도화하는 작업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경제협력사업들은 남북간에 합의한 대로 착실히 이행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는 평화이고 평화는 곧 경제입니다. 남북간의 착실한 경제교류를 통해 남북 경제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경제공동체의 기반을 형성해 나갈 때만이 진정한 평화가 보장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평화의 바탕 위에서 상생의 남북관계도 가능할 것이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번영도 가까워 올 것입니다. 이와 함께 지금 시작된 군사분야의 대화와 협력을 정례화 해 나가는 일도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남북간에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는 한 남북관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남북이 필요로 하고 또 상호간에 이행하기 쉬운 군사 분야의 agenda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겠습니다. 지속적인 군사 당국자간 회담을 통해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의 토대를 만들어 나가도록 북측을 설득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최근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남북 민간부문의 교류협력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는 남북간의 일체감을 높이고, 민족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소중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민간 교류를 활성화해 나가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둘째, 계층과 계파를 초월한 열린 대북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민적 합의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분단 반세기 동안 통일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논의는 실로 다양합니다. 특히 과거 냉전시기에는 남북 대결 구조 속에서 통일문제는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통일문제, 대북정책에 대한 이념적 대립도 심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전세계적으로 이념 대립은 사라졌습니다. 한반도에도 이제 평화와 공존의 질서가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사회 내부에서도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용천 대북지원에서 보듯이, 우리 국민들의 통일관과 대북관은 이제 많이 성숙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국민들의 뜻과 힘을 모아야 합니다. 저는 지난 날 정치가 남북관계를 발목 잡았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 자신이 먼저 국민적 합의,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 내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평화번영 구상을 국제적으로 세일즈 하는 일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내홍보는 말할 것도 없고, 국제사회에도 남북관계의 변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비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지지와 협조를 구해 나가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 동북아의 번영은 남북협력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동북아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와 협력의 틀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동북아의 번영도 가능한 것입니다. 특히 대북한 경제협력과 지원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더욱 중요하게 될 것입니다. 제가 언론에 있을 때 해외로 뛰어 다니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국제적인 여론의 중요성입니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국제사회의 여론을 형성하고, 관심과 이해를 구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 때만이 세계인이 함께 하고, 세계인의 축복을 받는 통일이 가능할 것입니다. 통일가족 여러분, 무엇이든 제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건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북정책에 있어서 중심점을 잡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추동해 나가는 통일부가 되도록 다함께 손을 맞잡고 전진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