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 개성공단 조성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2만8천평 규모의 시범단지가 30일 준공된데 이어 내달 말 개성공단 관리기구인개성공단관리기관이 공식 출범하면 개성공단 조성사업은 어느정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토지공사는 하반기 시범단지에 시계제조업체 ㈜로만손 등 15개 국내 기업을 입주시켜 이르면 오는 11월께부터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개성공단 조성사업 진척현황 = 지난 2000년 8월 현대와 북한이 합의한 개성공단 조성사업은 약 2천억원을 투입, 개성시 봉동리 일대에 총 800만평의 공단과 1천200만평의 배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부지는 평양에서 160㎞, 서울에서 60㎞ 각각 떨어져 있다.

공단은 총 3단계로 나눠 조성되며 1단계 100만평에는 노동집약적인 기업들이 주로 입주하게 된다.

북한은 개성공단 개발을 위해 지난 2002년 11월 개성공업지구법을 공포, 개성지역 일대를 경제특구로 공식 지정했으며 남북 양측은 지난해 6월30일 개성공단 착공식을 거행했다.

남북 양측은 이후 올 4월 토지임대차계약을 체결, 국내 기업들의 개성공단 입주토대를 마련했으며 착공식 후 꼭 1년만에 개성공단 시범단지를 준공하게 됐다.

토지공사는 시범단지에 이어 1단계 100만평을 오는 2006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하에 올 하반기 공장용지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1단계 100만평에는 약 250개 기업이 입주하게 된다.

한편 남북 양측은 지난 4월 토지임대차 계약 당시 토지임차료(330만달러)와 지장물 철거보상비(870만달러), 북측 통관사무소 설립지원(400만달러) 등의 명목으로 총 1천600만달러를 지급키로 합의했다.

개성공단에서 일할 북한 노동자의 임금은 월평균 57.5달러이며 임금상승률은 연간 5%를 넘지 않는다.

분양가는 평당 15만원으로, 인근 중국 상하이(45만원) 등지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전망과 과제 = 개성공단 시범단지가 착공 1년만에 준공된 만큼 개성공단조성사업은 일단 어느정도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계획대로라면 늦어도 연말부터는 남한의 기업들이 북한에서 현지 인력을 활용해제품을 직접 생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시범단지 가동에 앞서 해결되야 할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기술적인 면에 있어 통신(전화)문제의 경우 우리 쪽에서는 한국통신을 활용해 가급적 국내와 같은 통신여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지만 북쪽에서는 통신주권을 내세워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쪽에서 통신을 관할하게 되면 중국 등 외국을 거쳐 국내와 연결되기 때문에 전화요금이 10배 가량 더 비싸져 업체들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자유로운 왕래에 제한이 있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최소 3일전에 방북승인을 받아야하는데 공장설비 중단 등의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제때 대처할 수 없다는 것.

이와관련해 토지공사 관계자는 "지금은 '3일 규정'이 있지만 개성공단이 본격가동되고 남북간의 왕래가 빈번해 지면 관련 규정이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유엔사 측도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북핵문제 등 한반도 특성상 언제라도 돌출할 수 있는 정치적 변수들도과제로 남아있다.

북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개성공단도 금강산관광과 마찬가지로 남북관계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지금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여러차례 중단된 바 있다.

◆입주예정기업들 '부푼기대'속 잰걸음 = 개성공단 입주 예정기업들이 연말 입주를 앞두고 부푼 기대속에 개성공단 현장을 직접 둘러보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계제조업체 ㈜로만손과 신발제조업체 삼덕통상㈜ 등 개성공단 입주계약을 체결한 15개 업체들은 이날 준공식에 앞서 지난 16일 북한 개성공단을 미리 둘러보고 사업계획을 구상했다.

이들 업체는 시범단지가 공식 준공됨에 따라 앞으로 인.허가 절차 등을 거쳐 공장을 직접 건축하게 되는데 북한에서의 원활한 업무협조를 위해 '시범단지 입주자대표 협의회'(회장 로만손 김기문 사장)까지 구성해 놓은 상태다.

이들은 이 협의회를 통해 앞으로 사업 인.허가 및 공동시설 설치 등 각종 현안을 협의해 나가게 된다.

이들 업체는 하나같이 개성공단은 서울과 가깝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전제한 뒤 "개성공단 사업이 5년만 빨리 진행됐어도 국내 제조업체들이 중국으로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피력했다.

한편 15개 업체는 북측 인력 약 5천명을 고용해 제품을 생산하게 되며 예상투자금액은 총 440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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