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당국자는 13일 북한측의 제 5차 남북장관급회담 연기 통보와 관련해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현 단계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당국자와의 일문일답.

--북한측의 남북장관급회담 연기 통보 사실은 언제 알았나.

▲오늘 알았다.(오전 9시10분께 북측이 전통문을 보내왔다고 또다른 당국자가 확인)

--남북장관급회담 연기가 대북 강경입장을 취하고 있는 미국 부시 행정부에 대한 첫 반응으로 봐야 하냐.

▲그렇게 볼 수 없다. 좀더 지켜봐야 한다.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라면, 예컨대 "작금의 상황에서.."라는 식의 말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러나 북한측은 연기 통보를 하면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 북한에 무슨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루이틀 더 지켜보자.

--우리측에 보낸 전통문의 내용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이번에는 갈 수 없다고 간단하게 돼있다.

--북한 내부에 입장정리가 필요한 것 아닌가.

▲그럴 수도 있다.

--정부가 취할 조치는.

▲당장 전통문을 북측에 보냈으니까 하루이틀이 지나면 뭔가 윤곽이 나오지  않겠나.

--혹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늦어지는 것은 아닌가.

▲아니다. 남북장관급 회담에선 우리가 할 얘기도 많고 북한이 필요로 하는 사안이 많다. 추측으론 전금진(全今振) 북한측 단장의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미 정상회담 때문에 북측이 장관급 회담의 연기를 요청한 것은 아니냐.

▲공식적인 이유가 있다면 (우리에게 보낸 전통문의) 문장이 달랐을 것이다. 우리가 알아차릴 수 있는 표현을 사용했을 것이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거나 불가피한 상황이 있는 것으로 본다.

--이번 일로 북한의 국제사회에 대한 신뢰성이 훼손되는 것 아닌가.

▲속단하지 말라. 이 단계에서 북한에 대해 신뢰성을 의문시하거나 의구심을 표명할 이유는 없다.

--남북장관급 회담이 열려 우리가 북한의 재래식 무기 후방배치 문제를 거론하면 북한도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거론하는 것 아닌가.

▲남북한 군사 직통전화, 군사훈련 참관 등 긴장완화를 위한 가시적인 조치들은 먼저 얘기하고 재래식 무기 문제를 얘기해야 한다. 어떤 경우든 주한미군은 아무 관계가 없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요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미국은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으라는 것이다. 핵무기, 미사일, 재래식 무기, 군대의 전방배치 문제 등도 거론될 수 있지 않겠느냐. (연합뉴스 정재용기자 200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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