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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KBS는 23일 오전 6시 '뉴스광장'에서 “현지 교민들의 말에 따르면 김씨가 납치된 것은 지난 17일이 아니라 5월 31일이었다”며 “바그다드 주재 한국 대사관도 김씨의 납치사실을 지난 2일 공식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김천호 사장이 말한대로 김선일씨의 납치 시점이 5월 30일이거나 현지 교민의 말대로 31일이라면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뒤 김씨가 처형된 셈이며, 그간 미국이나 우리 정부의 정보수집과 대처에 대해서도 새로운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다.
이미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원은 22일 당 소속 통일외교통상 및 국방 분과 의원 연석 간담회에서 정부쪽 관계자들에게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의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17일 가나무역에 김씨 피랍 사실을 통보해줬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21일이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알았으니, 한미 동맹이 공고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추궁한 바 있다.
그런데 숨진 김씨의 납치 시점이 5월 30일경이라면 미국측의 통보 여부 만이 아니라 우리 이라크대사관의 정보수집과 보고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라크 추가파병이 재결정된 시점 이전에 납치된 김씨가 이라크 추가파병 강행으로 목숨을 잃은 셈이돼 정부의 추가파병 재결정에 대해서도 비판의 화살이 돌려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우리 정부가 추가파병을 강행하기 위해 납치사실을 알고서도 덮어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교부는 23일 배부한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최영진 차관의 문제의 발언은 "가나무역 김천호사장은 진술에서 김선일씨의 납치시점과 관련 6.15, 6.15, 그리고 5.31이후 세가지 진술을 하고 있어서, 정확한 일자와 상황을 파악중에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히 파악하여 확인되는대로 다시 알려드리고자 한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외교부로서는 아직 5월 30일경 납치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김천호 사장의 진술만을 가지고는 정확하게 알 수 없어 확인중이다"며 빠른 시간내에 이와 관련한 브리핑은 없다고 밝혔다.
만일 우리 정부나 미국이 김씨의 5월말 납치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채 추가파병 재결정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