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4일 낮 12시36분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 도로 남측 통문 앞.

"개방"이라는 헌병의 우렁찬 구령과 동시에 통문이 열리자 남측 군용지프를 선두로 '사천강 모래반입 개시'라는 축하 플래카드를 매단 육중한 모습의 트럭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골재채취업체인 ㈜씨에스글로벌이 남쪽 땅으로부터 직선거리로 불과 9㎞ 떨어진개성공단과 인접한 북한 황해남도 판문군 평화리의 사천강에서 채취한 모래를 한가득 싣고 온 것.

북한의 강 모래가 남북 사이의 상업적 목적으로는 최초로 남측에 육로 반입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반입된 모래는 25t트럭 15대 분량.

북측 민경련 산하 개선무역총회사와 향후 30년간 모래반입 계약을 맺은 씨에스글로벌은 같은 경로로 6일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1천100여t의 사천강 모래를 시범반입한다.

통문을 통과한 트럭들은 검문검색을 거친 뒤 차량 소독을 거쳐 남북출입사무소출경동 맞은편 보세구역에 모래를 하치했다.

하치된 모래는 검역과정을 거쳐 수도권 지역 레미콘 공장으로 운송돼 건설현장에 투입된다.

이날 모래를 실은 트럭을 직접 운전해 온 박정희(45)씨는 "내가 직접 싣고 온북한 모래가 남한 건축물에 사용된다고 생각하니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중태 남북출입관리사무소장은 "경의선 도로를 통한 당국차원의 물자 반출입은 있어왔지만 순수 상업적 목적의 북측 물품 반입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를 계기로 경의선이 본래 목적인 남북간 가교역할은 물론 동북아 전초 물류기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모래반입으로 국내 골재난 해소는 물론 국내 하천 골재 남획채취등으로 인한 하천 환경 훼손 예방과 북측의 수해재난 방지, 남북간 육로 교역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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