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중국의 일부 기업들이 북한 시장을 공략하려는 장기적 계획을 마련하고 북한도 최근 중국과 합영기업 설립을 적극 모색하는 등 양국 경제협력 방식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화오(華澳)압록강맥주유한회사와 성원(誠遠)수출입유한회사, 러카이(樂凱)필름등 신의주와 인접한 중국 단둥(丹東)의 18개 기업들은 대북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제7회 평양국제상품전시회(5.17~20) 참가 등을 통해 북한시장 여건 탐색에 들어갔다.

이 전시회에 자사제품인 '압록강' 맥주를 출품했던 하오압록강맥주유한회사의 금정(金鼎) 부총경리는 '흑룡강신문'(5.31)과의 회견에서 "현재 조선(북)에서 징수하는 관세율이 아주 높아 대조선 수출에서 거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먼저 브랜드를 창조하고 나중에 시장을 개척한 후 돈을 버는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강한 대북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또 성원수출입유한회사의 우희민(于熙敏) 총경리도 "고품질 브랜드로 조선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만 조선 인민들이 진정으로 고품질과 신용도 있는 중국상품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의 이런 태도는 그동안 식량과 원유 등을 무상지원하면서 북한에 대한 '우의'를 다져왔던 중국의 전통적인 대북 경협방식이 장기적으로는 북한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도 중국에 대해 '대범한 경제협력'을 주문하면서 나름대로 실리를 챙기고 있다. 이는 간헐적인 중국의 무상지원보다는 안정적이고 실리적인 경제협력을 바라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방북때 6자회담에 적극 참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현대적인 유리공장을 무상으로 지어줄 것을 요구했다.

유리공장을 짓기 위한 양국 실무진들이 부지런히 두 나라를 오가며 공장부지와건자재 조달 방안 등을 협의한 끝에 오는 7월 1일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한 상태다.

북한 매체들은 "우리(북)의 사회주의경제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게 될 이 유리공장은 조-중 친선의 최고상징의 하나로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중국 자본 일부가 투입돼 평양~단둥을 운행하는 국제여객버스 회사인 '조선울림운송합영회사'가 지난달 31일 평양시 락랑구역에서 문을 열었고, 지난해 11월에는 북한 무역성 산하 건재무역회사와 지린(吉林)성 방직수출입공사, 장춘 영초과학주식유한공사가 공동투자한 슬레이트 공장이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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