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특파원= 중국 '경제특구' 시찰에 나선 북한 대표단은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상하이(上海)의 변화된 모습을 실감하고 "정말 천지개벽(天地開闢)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북측 대표단 활동에 정통한 한 현지 소식통은 "고층빌딩이 즐비한 상하이 푸둥(浦東)지구의 첨단 설비를 들러본 북측 대표단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라면서 "사회주의식 시장경제 발전의 추진동력에 대해 집중적인 관심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2001년 1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상하이의 변화상을 살펴본 뒤 "천지개벽했다"는 소회를 밝혔다는 현대아산 관계자들과 현지인들의 설명을 듣고는 "정말 그렇다. 엄청난 변화"라고 동감을 표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측 대표단은 특히 세계적인 기업들이 대부분 진출해 연구개발(R&D)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장장(長江) 하이테크단지 등을 들러본 뒤 중국 당국의 투자유치 노력에 감동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중국 개혁.개방의 성공이 우연 속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중국당국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는 설명에 북측 대표단이 귀기울이는 모습"이라면서 "해외의 투자자를 찾아 직접 그 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의 지도자들의 활동이 특히 그들의 관심을 모은 것 같다"고 전했다.

북한 대표단은 또 중국 경제특구의 개발과 특구내 기업창설, 세관, 노무관리 등실무적인 법규문제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특히 개성공단에 진출할 한국기업들에 적용할 구체적인 법규 내용을 중국진출한국기업이 중국에서 적용받는 규정과 비교하는 등 개성공단의 개발모델로 중국의 경제특구를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또다른 현지 업계소식통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상하이 푸둥에 있는 한 한국섬유회사에 들른 북한 대표단이 기업설립과 외환규정, 노무관리 등 실무적인 사항에 대해 큰 관심을 피력했다"면서 "중국의 경제특구와 관련된 법령집 등을 구할 수 있는 지 문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방문 사흘째인 이날 북한 대표단은 상하이 인근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 진출한 한국의 방직회사인 G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은 쑤저우 일정을 마친 뒤 남부 선전(深천<土+川>) 특구로 이동한다.

선전특구는 특히 홍콩의 화교자본이 대량 유입돼 중국식 개혁.개방의 성공을 이 끌어낸 점에서 개성공단의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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