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평안북도 신의 주시를 시찰(현지지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신의주는 2002년 특구로 지정됐으나 양빈(楊斌) 초대 행정장관 구속으로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지역이며 시기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4.19~21) 이후인데다 대형 열차폭발 사고(4.22)가 발생한 룡천과 인접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주규창 제1부부장, 문명언 부부장과 함께 신의주시 락원기계연합소를 방문, 기술개선과 실리주의 원칙에 맞는 기업소운영 지침 등을 하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전했다.

북한 최대 기계공장의 하나인 이 곳은 김 위원장이 지난 2000년과 2002년에도시찰한 적이 있다.

중앙통신 보도만을 놓고 보면 김 위원장은 과거 두 차례 현지지도에서 제시한기술개선 성과를 점검하려는 측면이 강해보인다. 하지만 그가 방중기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 중국 지도부와 북-중 경제협력을 심도있게 논의했던 점으로 미뤄 특구 개발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 2001년 1월 15~20일 비공식 중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신의주화장품공장 등 3곳을 사흘간 시찰했고 1년 뒤 신의주시를 특구로 지정한바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천 명의 이재민을 낳은 신의주 인근 룡천역 열차 참사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로두철 내각 부총리를 총책임자로 한 '룡천 피해복구 중앙지휘부'를 통해 부상자 치료와 이재민 구호, 복구 상황 등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최고 지도자로서 대형 참사지역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가 룡천에 직접 들렀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신의주로 가는 과정에 비공개 또는 차량에 탄 채로 참사지역을 잠시 둘러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룡천 복구 작업이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기구를 설립, 계획대로 이 뤄지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지원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룡천참사를 되도록 부각시키지 않으려는 동향을 보이고 있는 만큼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대대적으로 다룰 필요성이 없다는 측면에서 방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가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을 경우 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 중앙지휘부 관계자들을 신의주로 불러 보고를 받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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