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에도 지난해 북한의 발전량이 급증한 것으로 발표됨에 따라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지난달 25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1기 제2차 회의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전력생산량은 2002년에 비해 21% 증가했다.

더욱이 북한은 올해 생산목표를 작년 실적보다 20% 늘려 잡았다고 말했다. 북한이 통계수치를 거의 공개하지 않는 탓에 작년 전력생산 실적을 추정키는 어렵다.

다만, 남한 통계청의 '남북 경제사회상 비교' 보고서가 북한 발전량을 90년 277억kWh, 95년 230억kWh, 2000년 194억kWh, 2001년 202억kWh, 2002년 190억kWh 등으로 추정한 점을 감안할 때 대략적인 흐름 파악은 가능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지난해 전력생산량 증가세가 2002년 12월 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직후 북한에 심각한 전력난이 우려됐던 점에 비춰 의외의 결과라는 점이다.

실제로 북한의 신영성 전기석탄공업성 부상은 지난해 1월 "미국이 중유제공을 중단함에 따라 화력발전소가 당장 지장을 받게 됐다"면서 우려했었다.

또 작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 동북아에너지협력 회의에서 북한 전기석탄공업성대표단은 중유공급 중단에 따른 생산 손실분을 21억7천400만kWh로 예상했다.

통일부도 작년 12월 '금년도 북한의 에너지부문 동향 평가'에서 중유공급이 끊어지면서 연간 발전량의 10-15%가 감소하겠지만 석탄 증산과 강우량 증가에 힘입어감소분의 일정 부분이 보충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렇다면 왜 발전량이 늘어났을까?

이와 관련, 주동일 전기석탄공업상은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회의에서 발전량 증가의 이유로 ▲화력발전소의 기술적 문제 해결 및 설비보수 ▲수력발전소에 신형 수차 도입 및 구조물 보수 ▲기술혁신을 통한 중유 절감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발전소에 대한 선진 운영기법과 기술혁신을 도입한 결과, 중유공급 중단으로 차질이 우려됐던 화력발전소의 발전량도 2002년 보다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전력공업 부문 투자를 전년 대비 12% 이상 늘리는 한편 인민생활공채 판매로 조성한 발전소 건설에 우선 배정했다.

이런 발전소 보수ㆍ신설 작업은 '계속사업'의 성격이 강하지만 중유공급 중단으로 지난해 가속도가 붙은 것으로 관측된다.

일례로 대(對)중국 '발전세트ㆍ회전변환기' 수입 추이를 보면 2000년에 70만달러로 전년보다 489% 늘어난 것을 시작으로 2002년 89만달러, 2003년 103만달러 등으로 액수는 많지 않지만 해마다 점증한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원유와 석유제품 등 광물성 연료를 수입한 금액이 전년보다 53.2% 늘어난 점은 중유공급 중단에 따른 전력생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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