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은 북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통일부 조건식 차관은 개성공단에 입주하게 될 업체가 북한 근로자를 상대하여 기업을 운영할때 문제점이 없겠는가에 대한 한 기업인의 질문에 이렇게 답하였다.

"북측에서 개성공단에서 일할 일정한 수의 인력을 보내면, 이를 우리측 개성관리공단 기구에서 관리 통제를 하게 될 것이고, 개별 기업들은 공단 관리기구에서 관리하는 북측 인력에 대해 취업 심사와 선발을 하여 뽑으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 대해 임금도 지급하게 되고 해고도 가능하도록 북측과 협의가 되었다"고 말했다.

▶기업인을 대상으로 조건식 통일부 차관이 '남북경협 현황과 전망'에 대해 강연을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병권기자]
대한상공회의소 남북경협위원회가 주최한 초청간담회에서 '남북경협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조건식 통일부 차관은 약 100여명의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시간 가량의 강연을 통해 올해 남북경협의 방향과 전망에 대해 비교적 소상한 계획을 밝혔다.


북한, 경제분야에서만큼은 의미있는 변화가 시작

조 차관은 기업인들에게  우리의 대북정책과 경제협력 관계를 먼저 해설해 주면서, "대북 정책의 초점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남한에서는 북한의 변화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전제하고,  "한쪽 시각에서는 북한이 변화하지 않는데 퍼주기만 한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5,10년전에 비하면 북한이 크게 변했다고 주장하는데 나는 두입장이 모두 일리가 있고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 차관은 정치,군사분야와는 달리, 경제분야에서는 2002년 7.1 경제개선조치이후 상당히 의미있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차관은 "7.1경제개선조치는 가격,임금,환율을 현실화 하고 기업의 자율성을 확대한 것으로써 상당히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남북회담때 북한 국가계획위원회 관리들에게 물어보니, 이 조치가 어느 한 순간에 상부의 지시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2,3년전부터 준비하고 노력해온 결과라고 하더라.  이에 대해서는 작년말 영국 가디언지와 올 초 Financial Times등 외신에서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협이 오히려 북핵해결의 디딤돌이 될수도

조 차관은 북핵 문제등 군사.정치적 불안정성들로 인해 기업인들이 남북경협에 주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듯, 북핵문제등 정치.군사적 문제와 경협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물론 북핵.북미관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남북경협이 한계를 가질 수 있지만, 오히려 경협이 군사적 긴장완화를 촉진하기도 하며 경협이 북핵문제의 디딤돌이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남북 군사실무회담등을 보면 북측 군관계자들이 남북경협이나 교류를 원만히 보장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연다든지 하는 사안에 매우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다"며 북핵문제와 경제협력을 동시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지난 2월 25일 중국 북경에서 열린 6자 회담에 대해서도, 좀더 심도있는 논의와 대화의 모멘텀 유지가 되었던 점에서 전진적이라고 평가하고, 이런 진행과정은 경협의 확대여지가 계속 늘어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개성공단 사업에 역점을 두겠다고 의견을 밝히는 통일부 조건식 차관.
[사진 - 통일뉴스 김병권기자]
개성공단 사업은 남북경협 전망의 시금석이 될것

조 차관은 올해 경협 방향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을 밝히면서, "올해에는 주요 경협사업이 가시적인 결실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 그중 최대의 역점사업은 개성공단 사업이다. 개성공단 사업은 올해 남북경협의 전망성을 가늠해 보는 시금석이 될 것"이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추진상황에 대해서는, 현재 토지개발공사등과 북이 토지임대차 협상중이며 이에 대해 계약이 체결되면 이달말부터라도 공사에 착수하여 상반기중 1만평 부지공사를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기업의 입주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만명 시범단지는 파일럿 프로젝트로서 반드시 성공해야

조 차관은 시범단지 1만평에는 대략 10여개 기업 정도가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시범단지는 일종의 파일럿 프로젝트의 성격을 가지므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범단지 입주업체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검증이 된 견실한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시범단지 조성과 함께 원래 계획인 100만평 규모 개발도 내부 기반시설 개발을 빨리해야 하며, 전체가 완료되는 시점은 2,3년이 걸리겠지만, 100만평 전부가 개발되기 전이라도 부지조성 진척과 기반시설 준비 정도에 따라 기업들이 속속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성공단 관리체계와 관련해 조 차관은 조만간 '개성공단 관리기구'가 만들어질텐데 이 기구와 기구의 이사장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단 관리기구는 북으로 부터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아야 하며 입주한 중소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게 되고, 이 자체가 또 하나의 대북협상 창구가 되기 때문에 이사장이 될 사람은 이 분야에 밝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정부차원에서는 "개성공단 지원단"을 범 정부차원에서 구성하여 체계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한편 3월 2일 제 8차 경추위에서 합의하여 개성공단안에 두기로 한 '경협협의사무소' 개설문제와 관련해서, "사업자에 대한 편의성을 제공하고, 대북투자나 교역 상담등의 업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입사원 채용시 남북관계등에 대한 이해도를 보도록

조 차관은 강연의 말미에 기업인들에게 부탁을 한다고 운을 뗀 뒤, "교육인적자원부하고 통일부가 협의하여 올해부터 대학 입시에서 한 두 문제 정도 남북 관련된 출제를 하는 것으로 거의 합의를 하는 단계에 와 있다"며, "기업들도 신입 사원 채용이나 면접시 남북 관계나 이런 부분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를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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