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미국은 지난 달 25일부터 나흘간 중국 베이징에 서 열렸던 제2차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이 전력생산을 위한 평화적 핵발전까지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9일 이 연구소가 발간한 '정세와 정책'에 기고한 '제2차 베이징 6자회담: 평가, 전망, 대응'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은 플루토늄 방식의 핵무기 프로그램 외에 농축우라늄(HEU) 방식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물론전력 생산을 위한 발전과 같은 핵의 '평화적 이용' 부분까지 포함한 전면적인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를 요구했다"고 소개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에게 핵발전의 포기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수력과 화력발전으로 북한이 필요로 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없고 원자력을 통한 전력문제 해결 이외에는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6자회담 참가국들 자신이 모두 비핵화틀내에서 핵발전을 하고 있으며 NPT(핵무기확산금지조약)의 기본정신도 핵보유국들이 핵비보유국들의 핵무기 개발을 불허하는 대신 이들에게 핵발전 등 핵의 평화적 이용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HEU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면서 미국이 이에 대한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는 결국 HEU문제를 실무그룹회의에서 다룰 수 있다는 뜻이었다"며 "북한은 사실상 플루토늄과 HEU 방식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모두동결하고 폐기할 의사가 있음을 얘기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 HEU 프로그램은 실무그룹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북한에게 순수한 전력생산을 위한 핵발전은 허용하면서 핵무기 프로그램의 폐기과정의 시작으로서 북한이 제안한 핵동결을 받아들였다면 핵심의제에서 상당한 정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미국은 이번에도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그후에 북한의 미사일, 재래식 무력위협, 생화학무기, 인권 등 일련의 문제가 해결돼야 북미 양국간의 국교정상화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우리 정부는 미국과 북한에게 더 강력한 설득과 압력을 넣을 수 있는 방책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북한과는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를 재정립하고 대북 영향력 증대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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