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원로 국어학자인  유열(柳烈.82)씨의 딸 인자(仁子.60.부산시 연제구 연산4동)씨가 대학적십자의 수기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8.15 남북이산가족 상봉 당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상봉장에서 아버지 유열씨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목놓던 인자씨.

그는 `가장 큰 보너스`라는 제목의 수기를 통해 아버지가 비록 북으로 돌아가고 없지만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살아 계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딸의 심정을 잔잔하게 그렸다.

"8월15일 생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감격의 그날. 참고 참았던 서러움과 그리움이 뒤범벅돼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내렸다. 그립고 보고 싶었던 아버지는 야윈 손으로 내 볼을 쉬지 않고 어루만졌다. 백발의 머리, 움푹 들어간 볼, 그러나 나와는 너무나 닮은 모습."

"짧은 만남 뒤의 긴 이별을 맞아 서로 울지 말고 웃으면서 헤어지자고 약속한 부녀는 또다시 절규했다"고 유씨는 이별의 안타까움을 그렸다.

마치 꿈속을 여행하듯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기분으로 3박4일을 보냈다는 인자씨는 "가슴에 묻어두었던 `아버지와의 상봉` 꿈이 현실로 이뤄져 이젠 맺힌 한을 풀었다"고 말했다.

인자씨는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맏딸이라는 사실을 온 세상에 알려준 것이 무엇보다 귀중하고 가치있는 선물이었다"며 "8.15 이산가족 상봉은 내생에 가장 큰 보너스였으며 이산가족에게는 감동적인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연합 200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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