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일 일본 정부에 대해 "한국이 한국의 정치 지도자가 굳이 역사적 사실을, 오늘 일어나고 있는 일본의 법 제도의 변화를,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관해서 말하지 않는다고 모든 문제가 다 해소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강한 어조로 꼬집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5주년 3.1절 기념행사에 기념사를 통해, "일본에 대해서 한마디 꼭 충고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충고'는 최근 일본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 문제, 독도 문제 등 노골화되고 있는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의식한 것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만들어 가야 될 미래를 위해서 마음에 상처를 주는 얘기들을 절제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도움이 된다는 뜻으로 우리 국민들, 특히 우리 정부는 절제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발언들은 흔히 지각없는 국민들이 하더라도 흔히 인기에 급급한 한두 사람의 정치인이 하더라도 적어도 국가적 지도자의 수준에서는 해서는 안된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우리 정부가 절제할 수 있게 일본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기념사에서 노 대통령은 지금도 우리 사회는 좌우대립은 물론, 친일 역사 규명을 놓고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등 "아직도 우리의 역사에 대한 해석, 오늘의 현실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대립과 갈등을 우리는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마음과 지혜를 모아 우리에게 남겨진 아직까지 풀지 못한 이 숙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6.15정상회담 이후 착실히 한 발 한 발 풀려가고 있으며, 북핵 문제도 우리 한국은 착실히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상황을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간섭과 침략과 의존의 상징이던 그 용산기지가 우리 국민들의 손에 돌아"오고, "국방부와 안보에 있어서 한국군의 역할은 점차 증대돼 가고 있다. 머지 않아 한국군 중심의 안보체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은 "친미냐 반미냐가 우리를 재는 우리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없다"며 "한 발 한 발 자주권을 강화해 나가고 독립국가의 실력을 쌓아나가는데 필요한가 아니한가 그렇게 평가하자.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그 위에 번영을 이루자. 나아가서 그것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지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 위에 한국의 자주와 독립이 있고 그 위에 우리가 평화와 자유와 행복을 함께 누려가야 한다. 한반도뿐만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그리고 동아시아의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의 질서에 적극적으로 그리고 주도적으로 참여해 나갈 수 있는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제85주년 3.1절 대통령 기념사


3.1운동이 갖는 역사에서의 무게가 워낙 무거워서 자연히 3.1절 기념식도 무겁다. 비록 뜻이 깊지만 귀엽고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이 나와서 힘찬 노래를 불렀는데도 분위기가 풀리지를 않는다. 저는 3.1운동같은 이런 역사적인 큰 기념식을 맞이할 때마다 너무 딱딱하다 이렇게 느낀다. 이제 이 시점에서 좀더 밝은 마음으로 좀더 자연스럽고 열린 자세로 편안하게 역사의 사실을 돌이켜보고 기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85해 전 3.1 운동 전 국민이 떨쳐 일어났다. 경과보고에서 말씀들었듯이 정말 뜻깊은 것은 전 국민이 하나가 됐다는 것이다. 빈부, 노소, 더 배우고 덜 배운 사람의 차이없이 사회적 신분과 지위에 관계없이 특히 전 종교인들이 전부 하나가 됐다는 것은 정말 우리 역사에서 놀라운 일이다. 그 당시에도 서로 다르고 그래서 다툼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가 됐다. 우리 한국 역사에서 이처럼 전 국민이 하나가 됐던 일이 그 이전에도 별로 없었고 그 이후에도 사실 별로 없었다. 하나로 아울렀던 그 가운데에는 우리 민족의 자주 독립의 정신이 있었다. 혼이 있었다. 그리고 자유와 평등이라는 인류사회의 보편적 대의가 있었다. 이 가치는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결코 달라질 수 없는 불변의 가치이다. 그 이후 상해 임정이 수립되고 독립운동은 더욱더 치열해졌고 세계 만방에 한국인의 정신과 의지가 널리 떨쳤다. 우리의 해방과 우리의 독립이 외세의 도움에 의한 것이다, 우리 스스로 이룬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실제로 그런 점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이 3.1운동에서 하나가 돼서 목숨을 걸고 이렇게 떨쳐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우리 한민족은 전후처리에서 잊혀졌을지도 모르고 따라서 오늘 우리 한국은 독립국가로서 성립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3.1운동은 우리 역사의 기본이다. 오늘 우리가 헌법에서 그 법통을 상해 임시정부에 잇대고 있지만 바로 그것은 3.1운동의 정신에서 출발된 것이다. 이제 3.1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상당히 발전시켰고 세계 12번째를 자랑하는 경제력을 키웠다. 참으로, 참으로 우리 애국선열들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박수)

 그러나 우리가 이 기념식을 하는 이 시점에도 저와 여러분, 그리고 우리 모두의 가슴에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남아있다. 비록 해방되고 독립했지만 나라는 분단된 나라였다. 동족끼리 피흘리고 싸웠다. 처참한 비극을 겪었다. 아직도 서로 대결하고 있다. 국내에서 남한 내에서 좌우는 대립했고 그 좌우의 대립에 엉켜서 많은 대립들이 있었다. 불신과 갈등이 있었다. 과거는 말끔히 청산되지 않았고 새로운 역사의 대의도 분명히 서지 못 했다. 역사적 사실과 진실은 아직 많은 것이 묻혀 있다. 아직도 국회에서 친일의 역사의 어떻게 밝힐 것인가를 놓고 혼란을 거듭 하고 있다. 지금도 정신대 할머니들은 한을 씻지 못하고 정리되지 못한 역사 앞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독립투사 그분들의 후손들이 오늘 누리고 있는 사회적 처지는 소외와 고통이다. 우리의 독립투사들이 우리의 역사를 주도하지 못 했다. 아직도 우리의 역사에 대한 해석, 오늘의 현실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대립과 갈등을 우리는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한번 일어서야 한다. 31운동 때 목숨을 걸고 일어섰던 우리 선열들이 마음속에 품었던 그 비장한 마음을 가지고 다시 한번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마음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서 우리에게 남겨진 아직까지 풀지 못한 이 숙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를 너무 부끄러워하고 너무 질책만 하고 그래서 낙담할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은 할 수 있다. 자신을 가지고 하나로 뭉치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이다. 1945년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에서 민주주의 우리 대한민국만큼 잘 하는 나라가 없다. 경제는 지난 40년간 백 배의 성장을 이루어냈다. 전 세계가 놀람과 부러움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비록 우리는 아쉽게 생각하는 역사이긴 하지만 남북간의 대결도 한 발 한 발 극복해나가고 있다. 7.4 공동성명, 그리고 남북간 기본합의를 거쳐서 2000년 6월 15일에는 마침내 남북 정상이 만나서 6.15 정상 합의를 이루어냈다. 그 이후 착실히 한 발 한 발 남북관계는 풀려가고 있다. 북핵 문제가 남북문제에 가로놓여 있지만 이 문제에 관해서도 우리 한국은 착실히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상황을 관리해 나가고 있다. 저는 북핵 문제를 풀어나가는 그 어느 대목에서도 우리 한국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외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용산기지 이전이 결정되었다. 몇 년 지나면 용산기지는 우리 국민들 우리 서울시민들에게 반환될 것이다.간섭과 침략과 의존의 상징이던 그 용산기지가 우리 국민들의 손에 돌아온다. 성장한 대한민국, 점차 자주권이 강화되고 어엿한 독립국가로서의 대한민국 국민들의 품에 돌아올 것이다. 국방부와 안보에 있어서 한국군의 역할은 점차 증대돼 가고 있다. 머지 않아 한국군 중심의 안보체제로 전환될 것이다. 100년 전 우리 민족은 이 동아시아에 있어서 아무런 변수도 아니었다. 스스로의 독립을 지킬 힘이 없었음은 물론 이거니와 우리 조선이 일본의 편을 들든 중국의 편을 들든 러시아의 편을 들든 그것은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스스로의 자주와 독립을 지킬 만한 넉넉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제 우리 한국이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변화할 수밖에 없다.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정말 자신을 가지고 함께 나가자. 친미냐 반미냐 이렇게 얘기하지 말자. 우리의 자주와 독립을 영원히 지켜나가고 후손들에게 떳떳한 역사를 물려주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을 하자.(박수)

친미냐 반미냐가 우리를 재는 우리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없다. 한 발 한 발 자주권을 강화해 나가고 독립국가의 실력을 쌓아나가는 것이다. 그것 하는 데 필요한가 아니한가 그렇게 평가하자.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그 위에 번영을 이루자. 나아가서 그것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지게 나가야 한다. 그 위에 한국의 자주와 독립이 있고 그 위에 우리가 평화와 자유와 행복을 함께 누려가야 한다. 한반도뿐만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그리고 동아시아의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의 질서에 적극적으로 그리고 주도적으로 참여해 나갈 수 있는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박수)

실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그러나 저는 이 문제에 관해서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 한국 국민들이 개인적으로 집단적으로 실력을 쌓고 힘을 기르는 데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꼭 해야 될 것은 마음을 열고 차이를 극복하고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로서 모든 문제를 풀어갈 줄 아는 통합된 국민, 3.1운동 때 85년전 전 국민이 모든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가 됐듯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다시 한번 차이를 극복하자. 동이다 서다 나라를 지역으로 갈라서 그렇게 해서 정당이 뭉치고 그렇게 해서 감정대립을 하는 이 정치도 이제 끝을 내자. 노사간에 갈등이 있었지만 이런 많은 갈등들은 잘 극복돼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항일을 했던 사람, 친일을 했던 사람, 어쩔 수 없어 입을 다물었던 사람들 이 사람들 사이에 맺혀 있는 갈등, 그리고 좌우 대립의 사이에서 생겼던 많은 갈등,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이 상처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역사적 안목으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지혜를 만들어 가자. 그러나 스스로 한 발 물러서는 것이다. 스스로 가슴을 여는 것이다.(박수)

북한에 대해서는 설명이 어렵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많은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한민족으로서 보듬어 가야 하고 끝내 우리가 책임져 가야 될 사람들이라는 생각으로 따뜻하게 따뜻하게 그렇게 문을 열고 대화로서 풀어나가자. 일본에 대해서 한마디 꼭 충고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이 한국의 정치 지도자가 굳이 역사적 사실을 오늘 일어나고 있는 일본의 법 제도의 변화를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관해서 말하지 않는다고 모든 문제가 다 해소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만들어 가야 될 미래을 위해서 마음에 상처를 주는 얘기들을 절제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도움이 된다는 뜻으로 우리 국민들은 절제하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절제하고 있다. 제발하고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발언들은 흔히 지각없는 국민들이 하더라도 흔히 인기에 급급한 한두 사람의 정치인이 하더라도 적어도 국가적 지도자의 수준에서는 해서는 안된다, 우리 국민들이 우리 정부가 절제할 수 있게 일본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 이상의 말씀은 더 드리지 않겠다. 여러분들께 이 자리에서(박수) 여러분들께 이 자리에서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일본이 한 마디 한다고 해서 우리도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일만 절제하자. 역사의 과거사의 문제이든 동북아시아의 미래사의 문제이든 그것은 감정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차분하게 냉정하게 그렇게 해서 대응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아 질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것인가 그것이 우리 한국 국민들의 자랑이고 자부심이 되게 할 것인가 오늘 3.1 운동 85주년을 맞는 이 시점에서 마음에 단단한 다짐과 함께 차분하고 냉정한 미래의 준비를 당부드리면서 저의 기념사에 갈음한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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