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합법화 된 1999년에 조합에 가입했으니까 이제 6년째 전교조 활동을 하고 있다.
노동조합! 교사들의 노동조합! 교사는 성직이라는 논리가 강요된 이 땅에서, 혹은 노동조합을 하는 사람들이 빨갱이로 내몰렸던 슬픈 현대사를 가지고 있는 이 땅에서 노동조합활동을 한지 이제 6년이 되었다.
80년대 초반의 학번을 가지고 있는 내가 그 어렵던 시절에는 정치나, 사회나, 역사와 무관하게 살다가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그런 활동들을 하게 되었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으나 늦은 나이에라도 세상을 바르게 보는 관점이 생기고 이런 세상에서 부족한 내가 어떻게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지가 보이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허지만 6년 동안의 짧은 전교조 활동 속에서도 나는 참 많이 달라졌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그게 활동 초기의 내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어려웠던 학교의 문제들을 전교조와 함께 풀어내면서 교만한 마음이 들었다. “세상의 어려운 문제는 이렇게 풀어내면 되겠구나! 역시 전교조가 합법화 되니 일들이 잘 풀린다.” 그때는 세상이 두렵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야 알게 되었다.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고 기득권의 힘은 경험이 일천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막강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이라크 파병안이 통과되어 베트남에 이어 이제는 이라크 국민에게까지 상처를 주게 되었고 명분없는 전쟁에 또 다시 적극적으로 끼어듦으로써 역사 앞에 고개를 들 수가 없게 되었다. 한.칠레FTA의 통과로 힘없고 가난한 농민들의 한숨이 더 커질 것을 뻔히 보고 있지만 과연 내가 한일은 무엇인가!
내가 근무하고 있는 사립학교에서는 전교조 비합법 시절에나 볼 수 있었던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부패한 학교의 부패를 교육청에 알려서 퇴학당한 학생을 도왔다고, 교사가 해직되는 것이나 그것이 그리도 부당하다고 학생들이며 학부모며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아무리 항변을 해도, 혹은 그 사건이 뉴스며, 시사프로그램에서 자세히 다루어져도 아직도 꿈쩍하지 않는 흉물스러운 학교 측을 보면서 난 사실 절망한다. 그 교사가 1주일간의 단식을 접으며 초췌해진 모습으로 마지막 연설을 눈물로 인해 이어나가지 못함을 나또한 눈물로 바라보면서 끝 모를 좌절을 경험한다. 부패한 기득권의 힘이 저리도 강건하구나!
해마다 2월이 되면 사립학교에서는 갈등이 커진다. 학교 전교조 합법화 이전에는 비일비재했던 일들이었다. 본인에게 사전에 한마디 상의 없이 (내 자신의 일에 철저하게 내가 배제된다.) 눈 밖에 난 교사에 대한 전보가 일어났는데 합법화 이후로는 학교에서도 이런 일들을 자제를 하는 듯이 보였으나 올해는 60여명의 교사에 대한 부당전보가 일어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그것도 부처님의 자비를 설법하는 불교재단의 학교에서......
요즘의 나에게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이제야 부패한 세상의 힘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막강함을 경험하고 있다.
이제야 그걸 알았으니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가!
그렇다고 상대의 막강함 힘을 보고서 주저 않거나 돌아가지는 않으련다.
싸워도 결과가 뻔한 싸움을 왜 해야 하는가? 왜?
주변의 동료들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열 번에 한번만 이겨도 크게 이기는 거다.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이제야 느끼고 있다.
허기야 정의가 매번 이긴다면 세상이 이렇게 됐겠는가!
중요한 것은 쓰러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쓰러질 때 마다 다시 일어서는 것이라는 말이 더없이 가슴이 와 닿는다.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 때문에 역사와 사회가 그래도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허기야 우리는 져도 본전이다. 가진 게 없으니 잃을 것도 없다. 질까봐 조용히 살수는 없다. 그리고 승리보다 소중한 동지들이 내 옆에는 너무나 많이 있다.
올해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통일운동을 해보려고 한다.
작년까지는 통일모임교사들과의 공부를 주로 했다.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공부시켜주는 전교조 활동이 나에게는 정말 소중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난 이 공부를 통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자신의 충족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주변에 그 기운을 퍼뜨리는 일을 해야겠다.
6.15 공동선언을 이끌어낸 두 정상의 힘은 통일의 급속한 확산을 가져왔지만 그 이후 큰 변화 없이 답보상태에 있다. 여기에 교사의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통일교육을 해야 한다. 독재정권에 세뇌되어 있는 비정상적인 북한의 모습을 걷어내는 것부터 할 일이다. 그 아이들은 국민이 될 것이다. 국민이 되어 건강한 여론을 형성할 것이다.
올해는 우리지회에 속한 분회를 방문하여 통일에 대해 조합원들과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우리 지회에는 60여개의 분회가 있다. 불러만 준다면 언제든지 달려가려고 한다. 사실은 날 불러주게끔 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 분회장님들을 만나고 지구모임에도 적극 결합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지회에서 내년에는 한 20여개의 통일반을 운영하게 된다면 통일의 날은 더욱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교사를 만드는 일도 해보고 싶다. 그래서 통일캠프며 통일학교 등을 구상하고 있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나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반통일적 세상을 향해 올해는 지혜롭고 조용한 반격을 준비하겠다. 통일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지는 사람을 열 명만 만들어보자. 우리 모두 다 같이 한다면 그 열명은 거대한 민중의 파도를 만들어 그 날을 앞당길 것이다.


이런 솔직한 글을 보고 답글을 단다는 게 겨우 그런 글인가?
통일전선전술이라는 말을 어디서 줏어들어가지고.
통일의 시대에 교사가 통일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애국 표창을 해야 할 것임에도 좌경이 어떻네 용공이 어떻네 통일전선이 어떻네 하는 자들은 대체로 친일파의 후손들이었지.
그래서 국회에서 친일청산법이 통과되는 것도 그렇게 어려웠던 것이고.
당신같은 글을 보수가 아니라 반민족수구세력일세. 극우세력들이지.
보수라면 적어도 민족통일에 대하여 긍정적 시각은 갖춰야 할 것 아닌가?
쓸데없는 답글 달지 말고 지켜보고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