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26일 6자회담과 남북관계 현황에 대해 정례브리핑을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 기자]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26일 2차 6자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의 양자접촉이 잦은 것은 “결실있는 회담, 실질적인 진전이라는 표현에 걸맞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 서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현 장관은 이날 오전 내외신 정례 브리핑을 갖고 “회담 초기여서 미국과 북한은 원래 자기 기본 입장을 얘길 한 걸로 알고 있”지만 “미북이 어제 장시간 접촉을 하고 오늘 오전에도 양자접촉을 갖기로 한 것은 나쁘지 않은 징조”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회담이라는 것은 서로 상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막판까지 가봐야 한다”며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다”고 덧붙였다.

“상응조치에 따라 심도 있는 합의 될 수 있어”

한편, 이번 6자회담과 관련, ‘북한이 핵폐기를 전제로 한 핵동결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 “회담 전에도 북이 그런 방향으로 시사를 한 적이 있어, 상응조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심도 있는 합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북한의 ‘동결 대 보상’에 대한 우리정부의 상응조치는 “북쪽이 동결에서 완전폐기까지 가는 단계에 맞춰 그때그때 보상해주는 것”을 의미하며, “에너지 지원에서부터 지원을 하자는 얘기는 내부적으로 얘기가 돼” 있는데 이 또한 “동결을 했다고 해서 주는 것이 아니라 동결에서 핵폐기까지 확실한 보장이 있는 가운데 주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상응조치의 시점은 “동결했다고 해서 시작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동결에서부터 폐기의 절차를 밟은 데 있어서 캘린더가 나와야” 하며, “6개국이 관련돼 있으니 그런 것은 실무 워킹 그룹으로 넘어가서 얘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응조치로 에너지 보상을 한다면 한국이 다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미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대해 “그것은 곤란하다. 하더라도 6국이 합의를 해서 어느 비율로 부담한다는 식으로 얘기를 해야 한다”며 “국제회의에서 그렇게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北, 분계역과 중간역 신설역사에 자재.장비 제공 요청

정 장관은 또한 25일부터 개성에서 열리고 있는 9차 남북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과 4차 해운협력 실무접촉을 설명하면서 “북핵문제 못지 않게 남북간의 평화회담을 연결해가는 사업은 역사적으로 절대적인 비중이고 지금 (진행되고 있는) 6자회담(의 가치)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남북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에서는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는 차량, 기차의 원활한 운행에 필요한 열차운행 합의서, 차량 운행 사무서 개설 문제 등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실무접촉에서 북측이 개성공단역에서 개성까지 가는 중간에 분계역과 중간역, 2개 정도는 새로 설치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를 짓는데 자재.장비를 줄 수 없느냐”는 요청을 해왔다고 전하고, 이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의 협의를 통해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 실무접촉에 대해서는 3차 실무에서 논의했던 것을 중심으로 해운합의서 부속합의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 문제는 군사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어 결국 남북 군 장성급회담이 열려야 해결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내달 2-5일 8차 경추위, 개성공단 시범단지 착공문제 등 심도있는 논의

이번 실무접촉에 이어 남북은 내주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8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회의(경추위)를 개최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올해 경협 추진방향을 협의하며, 특히 개성공단 시범단지 착공문제, 개성공단 철도문제, 임진강 수해복구 사업 등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이라고 정 장관은 밝혔다.

이번 회담에 북측은 최영건 위원장. 박동성 철도성 정책국장, 박성희 전기석탄공업성 부부장, 최영구 삼천리총회사 사장, 조현주 민경련 참사 등이 참석하고, 우리측은 김광림 차관, 박흥렬 교류협력국장, 김경중 건교부 협동과장, 전병선 수자원 국장, 김호홍 총리실 심의관 등 5명이 참여하게 된다.

한편,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진행되는 9차 이산가족상봉을 위해 남측은 오는 29일 이미 선정한 200명의 명단을 북측에 전달하고 생사확인을 의뢰한 뒤, 3월 18일 최종 명단을 확정한다.

9차 이산가족상봉은 3월 29일부터 31일까지 2박3일간에 걸쳐 남측 방문단 500명이 재북가족 100명을 먼저 상봉하고, 4월 1-3일까지 북측 방문단이 남측 가족 100명과 상봉하게 된다.

한편, 남북 군장성급회담은 지난 12일 남측이 제안했으나, 북측이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세현 장관은 “북쪽으로서는 베이징 회담 결과를 보고 움직여야 한다는 식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감지하고 있다”며 6자회담의 이후에나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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