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지난 3-6일 서울에서 열린 13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남북 군 장성급 회담 개최를 12일 오전 10시 북측에 제의했다고 밝혔다.
정세현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가 제안한 날짜가 있지만, 서로 조율을 해서 공개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오전 군사실무회담 문성묵(육군 대령) 수석대표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통해 북측에 소장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장성급 회담을 오는 23일 판문점에서 열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측은 지난 13차 장관급회담에서 애초 2차 국방장관회담 개최를 제의하려 했으나, 북측의 현실적 부담감 등을 감안 장성급회담을 제의해 매년 꽃게잡이 철이면 발생하는 서해상의 무력 충돌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에서부터 군사적 신뢰를 쌓자는 입장에서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장성급 회담 개최를 제의, 합의했었다.
9차 이산가족상봉 3.29-4.3일까지 진행
반면, 3월 말 금강산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한 9차 이산가족상봉과 관련, 북측에서 오늘(12일)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진행하자고 수정제의를 해와 "북측에서 자체 내부의 준비와 현장사정, 일기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이라고 생각해 그런 방향으로 협의를 하겠다"고 밝히고, 명단 교환은 3월 중순까지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남측은 애초 "될 수 있으면 빨리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3월 20일부터 25일까지 9차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갖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우리측 후보자 300명 선정작업을 이미 마무리했다.
북측 '폐기'단어 사용 일정한 진전
정세현 장관은 오는 2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2차 6자 회담과 관련해 "1월 15일경 평화적인 핵동결까지 세울 수 있다는 말을 했는데 2월 6일에 와서는 '핵동결은 폐기로 가기 위한 것'이라는 식의 '폐기'라는 단어를 쓴 것은 일정한 진전"이라며 북측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북한, 미국, 중국 등이 "이미 이번 회담에서 회담장 밖에서의 힘겨루기 보다는 덕담 수준 이상의 의견 교환을 이미 시작을 하고 있기 때문에 2차 6자회담에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회담의 진전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북한과 미국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남북 수석대표간의 긴밀한 협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것이 "'조선민족 대 미국'의 대결로 보는 착각은 금물"이라고 경계했다.
HEU 문제로 2차 6차 회담 초기 '긴장'...하지만 '낙관'
정세현 장관은 또한 북한에서는 부정하고 있지만 파키스탄의 칸 박사가 핵기술을 북한에 유출했다고 해 확대되고 있는 고농축우라늄(HEU) 문제에 대해 "6자 회담에서 초기에 그 문제 때문에 분위기가 긴장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은 분명히 그 문제를 제기를 할 것이고, 북한은 그 문제는 접어두고 회담장 밖에서 계속 해왔듯이 당초에 없었다는 얘기를 하겠지만, 그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는 것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문제로 해서 회담이 난항을 겪을 수도 있지만, 촉진자 또는 중재자 역할을 하는 나라들이 같이 앉아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해결 국면으로 접어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대체로 2차 6자회담을 낙관했다.
정 장관이 HEU 문제와 관련, 서로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당사자인 북미를 제외한 참가국들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한 점은 HEU에 대한 한미일 3국의 입장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이와 관련해 정부의 고위관계자가 북한의 'HEU계획 보유'와 관련 "미국과 정보는 공유하나 입장이 같다고 할 수는 없다"는 얘기를 내비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 하다.
일본 외무성 대표단 평양 방문, 단순히 '납치문제 아니다'
한편, 6자 회담 앞두고 일본 외무성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한 것과 관련, "단순히 6자회담에서 납치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좋은 징조"라고 라고 말했다.
특히 "전반적으로 일본과의 관계개선도 핵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중요한 디딤돌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방향에서 문제가 풀리기를 우리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본은 독자적으로 북한에 경제제재를 가할 수 있는 '외환관리법 및 대외무역법' 개정안을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잇따라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북한의 노동신문 등은 '조일 평양선언에 칼질하는 망동'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하는 등 북일간의 대립이 고조됐었다.
따라서 이번 일본의 외무성 대표단이 북한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한 것과 관련, 그 배경과 협의 내용이 주목되고 있다.
탈북자의 증언 '생체실험', 검증 필요
정세현 장관은 13차 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의 '우리민족끼리'라는 문구를 남측이 넣기 싫어해서 남측 보도문에 표기되기 않았다는 북한 노동신문의 논평을 통한 비난성 발언에 대해 "특별히 의미를 둘 문제까지는 아니다"며 "앞으로 미국의 강경조치를 예방하면서 남북간 교류협력에서 실리를 취해 나가려는 포석이 아니겠냐"고 일축했다.
또한 최근 BBC가 탈북자의 증언을 토대로 보도한 '생체실험'문제와 관련, "탈북자의 경우는 가끔은 본인이 직접 확인하지 않은 얘기를 많이 해서 센세이션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며 "아직은 신뢰하기 어려운 게 있으며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정세현 장관 일문일답 |
□ 문 : 장성급회담 관련 오늘 제안한 내용이 어느 수준까지인지. 날자 등 구체적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 ■ 답 : 상대가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서로 체면문제도 있으니까.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얘기를 했는데... 저쪽에서 수정제의가 왔을 때 그대로 받을 것인가는 내용을 봐야 할 것 같다. 한없이 늦추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성의있는 자세인지는 그 내용을 보고 나서 결정을 해야 한다. 적십자는 수정제의를 그대로 받는 것은 자꾸 늦추려고 하는데 3월 20일을 제의를 했는데 현실적으로 북쪽이 이 날짜에 맞추기에 행정적, 난방 문제 등 북한 나름의 이유가 있는 합리적인 수정제의라고 봐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장성급 회담의 경우에는 내용을 보고 결정할 문제이다. 전망이 보이면 바로 다음주라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의 처지도 생각해 줘야 할 것이다. 어려운 처지에서 저쪽 사람들도 남북대화를 끌고 나가는데... □ 문 : 2차 회담에서 남북 수석대표간의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장관급 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나. ■ 답 : 2차 회담에서 남북간의 협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필요하면. 북측에 그렇게 얘기했다. 지난번 김영일 부상과 이수혁 차관보간에 자연스럽게 접촉이 이뤄져 모양이 좋았다. 둘째, 북측이 미국측의 발언에 대해 이해가 안된다고 해서 해석을 해줬는데 앞으로도 회담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럴 필요가 있다. 그에 대해 특별히 문제가 되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남북간 별도 회담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 문 : 노동신문이 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 관련 논평을 했는데, 이는 장관급회담에서 남북간 합의를 파기한 것 아니냐. ■ 답 : 그것을 합의파기까지 보기엔 너무 그런 것 같다. 당초 공동보도문 발표이후 중앙통신이 보도할 때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는데 있어 중요한 계기로 됐다"는 상당히 의미있는 총괄적인 평가를 했다. 또 조선신보에서도 의의있는 회담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대외적으로 공개해 의미를 부여해놓고 있는데 그 단어가지고 파기까지 끌어가는 것은.... 앞으로 이런 문제를 가지고 차기 3월 초 경추위 회담을 앞두고 남측의 여러 가지 입장이나 자세와 관련해서 속도를 내게 하기 위한 포석으로 본다. □ 문 : WFP식량 사정이 발표됐는데 장관급회담에서 식량지원은 없었는데 그에 대한 배경과 지원 계획은. ■ 답 : WFP가 계속 북한의 식량사정이 어려워서 자기에게 기증들을 안해주면 650만명이 배급을 못받게 됐다고 한다는 것은 WFP가 그동안 지원을 해왔던 단체들에 대해 지원을 호소하는 문제로 봐서 이는 남북간의 식량지원문제와는 별개로 생각한다. 620만톤 소요하는데 400여만톤 생산해서 전체적으로 소요량의 70%생산을 했고 30%가 부족하다고 볼 때, 금년 가을 농사가 끝날 때까지는 못 버티겠지만 봄여름까지는 당겨서 먹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해서 대체로 봄부터 서두르지는 않았다. 북측은 작년 재작년에 쌀과 비료를 보내줘서 우리 인민들이 고맙게 먹고 있다고 인사를 했고 금년에도 봄철 파종기가 다가와서 파종기에 맞춰서 비료는 제때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작년에는 좀 늦었다. 파종시비시기는 4,5월인데 그 시기에 맞춰 20만톤 봄철 비료를 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서 약속은 할 수 없다, 국회와 협의를 해야하고 국민여론도 고려해야 하고, 전반적인 남북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해서 그렇게 결론이 났다. 난데없이 100만톤을 주기로 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협상을 하지 않는다. □ 문 : 6자 회담 관련해서 중국이나 여러 가지 얘기가 있었는데, 1차와 달리 북한의 입장에 변화가 있었는지. ■ 답 : 조금씩 변해가고 있지 않느냐. 1월 15일경 평화적인 핵동결까지 세울 수 있다는 말을 했는데 2월 6일에 와서는 '핵동결은 폐기로 가기 위한 것'이라는 식의 '폐기'라는 단어를 쓴 것은 일정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북한도 회담장 밖에서 자기 일정을 전부 드러내놓지 않는다. 그런 정도로 해서 분위기를 조성해놓고 회담장에서 막판 조율내지 협상을 하려고 하지 않겠는가. 회담이 열리기 전에 북측의 의도를 읽으려고 하면 몇 가지 한계가 있다. □ 문 : 6자 회담 앞두고 일본 외무성 대표단이 북한에 가 있다. 북한의 의도는. ■ 답 : 좋은 징조라고 본다. 단순히 6자회담에서 납치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전반적으로 일본과의 관계개선도 핵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중요한 디딤돌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방향에서 문제가 풀리기를 우리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 문 : 칸 박사가 핵기술 북한에 유출했다고 하고 북한은 일축하고 있는데, 고농축우라늄 문제가 6자 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 답 : 6자 회담에서 초기에 그 문제 때문에 분위기가 긴장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분명히 그 문제를 제기를 할 것이고, 북한은 그 문제는 접어두고 회담장 밖에서 주욱 해왔듯이 당초에 없었다는 얘기를 하겠지만, 그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는 것은 배제할 수 없다. 그 때문에 회담의 초반부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나 단둘이만 한다면 그 문제로 해서 회담이 난항을 겪을 수도 있지만, 촉진자 또는 중재자 역할을 하는 나라들이 같이 앉아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해결 국면으로 접어 들어갈 수 있으리라 보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문 : 장관급회담에서 올림픽 공동입장을 합의했는데 공동보도문에 명기하지 않은 이유는. ■ 답 : 그 문제에 관해서 의사 표시를 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KOC(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등이 북측의 체육인들을 만나서 얘기를 많이 해왔다고 알고 있다. 그 문제는 그쪽에서 이제 기술적인 문제만 남았는데 굳이 여기에 넣을 필요가 있느냐고 해서 넣지 않기로 했다. KOC가 앞으로 결론을 내면 된다. 잘 될 것 같다. □ 문 : 내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추대된지 30년이 되는 기념일인데. 북한의 권력구조에 대해 파악된 것이 있는지. ■ 답 : 30년전과 추대 상황이 비슷하다고 하는데 그때는 북한이 남쪽보다 잘 살 때이다. 그때는 남북간에 70년 대초 대회가 됐다가 73년 김대중 납치사건으로 인해 남북간에 대화가 끊겨 긴장이 흐르던 시대였고, 지금은 교류인원이 작년한해 1만 6천 23명이 됐기 때문에 상황이 차이가 있다. 중요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나이가 환갑 나이가 됐다. 특별히 후계문제 관련해서 특이 동향을 발견하기에는 뭐가 없다. □ 문 : 생체 실험 관련한 문건이 BBC를 통해 나오는데 통일부는 어떻게 보는지. ■ 답 : 탈북자의 경우는 가끔은 본인이 직접 확인하지 않은 얘기를 많이 해서 센세이션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아직 믿을 만한 얘기인지 내부에서 판단을 많이 하고 있는데 아직은 신뢰하기 어려운 게 있다. 이쪽에서는 인간배아복제가 나오고 있는데 생체실험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해서 남북의 발전속도가 그렇게 나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 사람이 얘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은 검증할 필요가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