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3일 국회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2월 9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이라크 파병 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박관용 의장은 오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농촌 출신 의원들의 물리적 저지 가능성에 대해선 각 당이 차단키로 했으며, 비준안 처리를 더 이상 연기할 수 없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 의장은 농촌지역 의원과 농민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상호금융 이자를 6.5%에서 3%로 조건없이 인하했으며, 이에 따른 보전금 177억원은 예비비 등에서 지급하기로 했다. 또 FTA 관련 지원예산을 1천600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증액, 추경 예산에 편성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광주 장외 규탄집회 일정으로 인해 오찬에 불참한 민주당 조순형 대표도 FTA비준동의안과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의 9일 처리에는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전 노무현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조찬을 갖고, 국가 신의를 걱정하는 대통령의 말에 이해를 표시했으며, 파병동의안의 국회 처리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각 당 대표들이 파병동의안 국회 처리에 합의하고 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도 사실상 정부의 파병안이 이라크 재건지원의 성격을 갖는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라크 파병동의안은 오는 5일 국회 국방위원회를 거쳐 9일 본회의에 상정,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파병을 반대하는 35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은 국방부가 말장난과 수치조작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16대 국회는 파병안 처리를 17대 국회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키르쿠크 추가조사, 공청회 등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검토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2일부터 여의도에서 시국농성에 돌입한 상태이다.

따라서 국회가 9일 파병동의안을 처리할 경우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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