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 북한이 자본주의 시장 공략을 위한 적극적인 경제외교를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북한의 계간 경제전문지 '경제연구'(2003년 4호)에 실린 '무역거래에서 실리의 원칙'이라는 글은 무역을 통한 실리확보를 위해 대외시장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하고공격적인 '경제외교'를 주문했다.

'경제연구'의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듯 북한은 지난해 시장개척과 경제외교 차원에서 잇따라 상품전시회를 개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경제외교 필요성 강조 = '경제연구'는 경제강국 건설을 위해 무역에 서의 '실리원칙'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실리보장을 위해 대외시장을 넓혀나가야 하며, 이는 적은 밑천으로 더 많은 외화를 벌 수 있는 전제"라면서 "무역을 몇개 나라에 국한시키면 유리한 가격으로 수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본주의 시장의 특성을 능동적, 효과적으로 이용해 실리를 보장하려면자본주의 나라들에 대담하게 뚫고 들어가기 위한 적극적인 경제외교, 즉 무역활동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무역일꾼의 실무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는 자본주의 국가에 대한 시장개척이 필수적이며,이를 위해 공격적인 경제외교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실리 구현을 위해서는 무역거래를 과학적으로 빠짐없이 분석해 타산을 앞세우고, 수출품생산에 새 과학기술을 받아들여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외화획득액제고를 위해서는 수출공장의 설비 현대화 및 기술 도입을 통해 노동생산성과 제품질을 급격히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리원칙이 필요한 배경으로는 사회주의시장 붕괴로 무역대상이 이념ㆍ제도가다른 국가와 자본가 등으로 바뀐 것을 꼽았다. 아울러 무역을 위한 자금과 자원은제한된 반면 외화 수요가 급증한 사정도 이유로 들었다. 이 글은 자본가와의 무역에서는 속임수에 넘어가기 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상품전시회 참가 및 개최 = 북한은 지난해 핵 파문 와중에도 미주지역과 러시아 등지의 무역행사에 참가하거나 경제대표단을 파견, 시장개척과 경제외교에 나름대로 공을 들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시장개척을 위한 상품전시회에 참가하거나 직접 전시회를 개최한 것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북한 특산품전을 개최, 인삼을 포함한 건강식품과 그림, 수예품 등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1월과 2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를 순회하며 민예품, 사진, 도서 등을 전시했다. 7월에는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 등 극동지역에서 북한상품 전시회를 열었다.

11월에는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 터키 주요도시를 돌며 미술ㆍ수공예품전시회를 열었고 이에 앞서 4월에는 북한내 최대 섬유ㆍ의류 무역회사인 조선은하무역총회사가 이집트에 사절단을 보내 수출상담을 했다.

중남미의 경우 10월 멕시코시티에서 사진ㆍ토산품 전시회를 열었고 브라질에서는 5월에 열린 제11회 국제수공예품전시회와 8월 상파울루에서 개최된 제27회 하우스웨어 및 기프트용품 박람회에 각각 참가, 수예와 그림, 도자기 등을 선보였다.

주목되는 것은 지난해 KOTRA가 발표한 2002년도 북한 무역통계에 교역실적이 나와있지 않았던, 중남미의 주요 시장인 멕시코와 브라질에 대한 무역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2002년 현재 북한의 교역 파트너는 60-70개국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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