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연식기자 = 북한은 지난해부터 '음력설'(설)을 주요 민속명절로 격상시켜 크게 쇤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해 '음력설을 양력설보다 크게 쇠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따라 사흘간을 연휴로 보냈다.

설을 쇠는 모습은 북한주민들도 남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례를 지내고 친지와 이웃의 어른들을 찾아 세배를 하며 형편에 따라 떡과 약밥 등 설 음식을 준비,내놓는다.

지난해 설을 맞아 북한 조선중앙통신(2003.2.1)은 "설 아침 일찍 일어나 새옷을갈아입고 차례를 지낸 다음 일가 친척과 웃어른을 찾아가 세배를 한 근로자들은 민속놀이가 진행된 평양의 모란봉, 대성산, 함흥의 동흥산, 사리원의 경암산 등지로나가 즐거운 휴식의 한 때를 보냈다"고 소개했다.

또 설을 맞아 주요 음식점들이 문을 열고 전통음식을 특별식으로 제공한다. 특히 음식점이 몰려있는 평양시 창광거리에는 외식 나온 가족 단위의 인파들이 몰린다.

거리에는 북한기와 사회주의의 상징인 붉은기는 물론 '세배'라는 글귀나 깃발등이 내걸리고 건물이나 가로수 등에는 각종 조명장치를 설치, 분위기를 돋운다.

노동자와 농민, 학생 등 단체는 자체로 설 행사를 준비,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예술단체들은 공연장과 문화회관 등에서 공연을 연다.

18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올해도 역시 '민속놀이 학교 대항전' 등 다양한 설 행사가 계획돼 있다고 전했다.

평양시 학생들은 요즘 설인 22일에 열리는 '민속놀이 학교 대항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 줄넘기, 씨름 등 민속종목은 학생들이 평소에 즐기는 놀이여서 준비를 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한 사례로 평양시에 함박눈이 내린 지난 12일 모란봉구역에 있는 12개 중학교(중ㆍ고등학교)와 6개 소학교(초등학교)의 학생 1천600여명이 개선문광장에서 민속놀이 연습을 했다. 학생 지도차 나온 한 교사는 대항전 종목 연습 뿐만 아니라 신년인사, 관습 등도 가르친다고 말했다.

설 기간에 북한군, 내각 등 당.정.군 관계자는 새벽부터 김일성 주석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이나 북한의 국립묘지 격인 대성산 혁명열사릉을 참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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